공시가 24억 '압구정 현대1차' 보유세 1380만원->2064만원

정부가 13일 발표한 부동산 안정대책에 따라 압구정 현대 등 서울의 초고가주택은 1주택자라도 내년 보유세가 최고 50% 가까이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주택자의 보유세는 2배 이상 늘어나는 경우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9·13대책은 다주택자뿐 아니라 초고가 1주택자의 세부담도 늘려 '똘똘한 한 채'로 몰리는 수요를 막겠다는 의도다. 지난 7월 발표된 종합부동산세 인상안이 생각보다 약하다는 지적을 반영해 종부세율은 당초 인상안보다 0.1~1.2%P(포인트)씩 상향했다.


국세청과 KB부동산 등의 세액계산 프로그램을 이용해 보유세 인상액을 추산한 결과 정부 의도대로 초고가주택일수록 세부담이 높아진다.

공시가격 24억800만원인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1차 아파트' 196㎡(이하 전용면적)는 올해 보유세(재산세+종부세)가 1380만원 가량이지만 내년에는 2064만원으로 약 50% 오른다. 보유세 상한(전년 보유세의 150%)까지 최대로 오른 것이다. 종부세만 따로 놓고 보면 내년 종부세는 1244만원으로 올해(560만원)보다 2배 이상 뛴다.

대치동의 '래미안대치팰리스' 114㎡는 공시가격 17억7600만원으로 올해 보유세 834만원이 부과된다. 하지만 내년에는 이보다 30% 오른 1084만원 가량으로 예상된다. 반포동의 아크로리버파크 84㎡는 내년 보유세가 올해보다 20% 상승한 767만원으로 추산된다. 두 아파트의 내년 종부세는 각각 499만원, 283만원 정도로 올해보다 2배 가량 오른다.


반면 공시가격 10억원대 아파트들의 보유세 인상률은 미미했다. 공시가격 10억원이면 시세로 약 15억~17억원 정도로 서울 강남권 아파트의 대다수에 해당한다. 잠실동 '잠실엘스' 84㎡(10억800만원, 이하 공시가격)와 대치동 은마아파트 84㎡(공시가격 10억4000만원)의 내년 보유세는 328만원, 348만원 정도로 올해보다 각각 0.5%, 0.6%상승할 뿐이다.

강남 아파트 단지 압구정 현대아파트 일대/사진=머니투데이DB

다주택자의 세부담은 크게 늘렸다. 세율인상뿐 아니라 세부담 완충작용을 했던 보유세 상한 역시 다주택자에 한해 기존 150%에서 300%로 늘려 과세를 강화했다.

가령 아크로리버파크(15억400만원), DMC파크뷰자이(5억1500만원), 마포래미안푸르지오(6억8800만원) 3채를 보유한 다주택자는 공시가격 합계 27억700만원으로 올해 보유세는 약 1882만원이다. 내년 보유세는 이보다 96.9% 오른 3705만원으로 추산된다. 상한 150%를 적용했다면 2822만원 정도지만 한도가 300%로 높아지면서 세액도 늘어난 것이다.

정부가 내년에는 보유세 과세의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도 시세에 맞게 현실화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실제 보유세 증가액은 시뮬레이션 결과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