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10년간 재취업 불허자 '0명'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사진=뉴시스

금융위원회가 지난 10년간 재취업 신청자 25명 모두에게 '취업이 가능하다'고 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위가 제출한 '취업제한여부 확인요청에 대한 검토의견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재취업 취업제한 심사를 신청한 25명(29건) 중 허가를 받지 못한 경우는 단 한건도 없었다. 취업 심사가 아닌 승인의 경우에도 6건 모두 취업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유 의원은 금융위의 취업제한여부 검토의견서가 아전인수식으로 작성됐다고 지적했다. 업무연관성 등의 사유로 해당 퇴직자의 재취업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볼 여지가 있음에도 취업가능 의견을 냈다는 것이다.

유 의원에 따르면 금융위는 공무원민간근무휴직제를 악용한 A씨에 대해 재취업을 허가했다. 한 서기관은 퇴직전 3년동안 한 증권사에서 일하다 금융위로 복귀하지 않고 이직했는데, 금융위가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

경력세탁이 의심되는 경우도 있다. B씨는 한 통신회사의 전문임원으로 재취업해 취업제한 심사를 통과한 후 2년이 지나 한 여신전문금융회사로 자리를 옮겼다. 업무관련성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통신회사를 경유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또 정부 발주 용역과제를 수행하는 연구원으로의 재취업을 업무연관성이 없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C씨는 금융위 고위직에 재직하다 정부가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연구원에 재취업했다. 해당 연구원은 정부 용역과제를 수행해 업무연관성이 매우 크다. 그럼에도 금융위와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재취업을 승인했다.

유 의원은 이같은 일이 반복되는 이유에는 인사혁신처의 형식적인 심사도 한 몫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월호 사건 이후 공직자윤리법이 개정되고 '관피아'를 없애자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됐음에도 관행처럼 진행됐다는 분석이다.

유 의원은 "재취업자 입장에서 의견서를 작성하는 금융위의 행태와 인사혁신처의 형식적인 심사행태가 개선되지 않는 한 금융위 퇴직자들의 100% 재취업은 관행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