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업 시총이 애플 넘어설 것"…기술에 관심 가져야

두나무가 13~14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에서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 2018(UDC 2018)'를 개최했다. / 사진제공=두나무

가상통화 거래사이트 업비트를 운영하고 있는 두나무가 13~14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에서 개최한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 2018’(UDC 2018)이 전세계 블록체인 개발자 7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UDC 2018이 블록체인과 가상통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 최초의 개발자 중심 블록체인 컨퍼런스=UDC 2018은 개발자 중심의 첫 블록체인 컨퍼런스로 주목 받았다. 그동안 블록체인이나 가상통화와 관련한 컨퍼런스나 밋업(meet-up) 행사는 대개 ICO(가상통화 공개)에 앞서 이뤄지는 마케팅이나 세일즈 행사로 개발자를 비롯해 블록체인업계 관계자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번 UDC 2018은 철저히 개발자를 위한 행사로 기획됐다. 개발자들의 관심사를 반영해 다양한 기조연설과 전문가 강연을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개발자 대부분이 20~30대임을 감안해 네크워킹 만찬도 힙합 파티 형식으로 준비했다. 질문은 모바일로 받아 수줍음을 많이 타는 개발자를 배려했다.

당초 컨퍼런스 사전 등록자는 600여명이었으나 실제로는 700명 이상이 참여했다. 개발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인기 있는 강연은 바닥에 앉아 들어야 했다. 개발자 중심의 행사다 보니 강연자들이 강연시간에 공개적으로 개발자를 모집하는 일도 있었다. 권용길 네오플라이 대표는 “내년 4월에 개발자, 디자이너, 투자자 등이 네트워킹하고 협업할 수 있는 블록체인 게임 컨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개발자들의 관심을 부탁하기도 했다.

◇최신 블록체인 개발 트렌드 대거 소개=컨퍼런스에서는 블록체인 생태계의 최근 트렌드가 대거 소개됐다. 개발자들의 최근 관심은 블록체인 기반으로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 개발이다.


행사 이틀째인 지난 14일에는 DApp(디앱·블록체인에서 작동하는 프로그램)을 주제로 3개의 전문가 강연이 마련됐다. 서광열 코드박스 대표와 매튜 캠벨 룸네트워크 대표가 블록체인을 활용한 게임을 선보였고 트래비스 무어 에브리피디아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세계 최초의 블록체인 백과사전 ‘에브리피디아’를 소개했다.

좀더 쉽게 블록체인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해주는 다양한 개발 툴도 공개됐다. 두나무의 블록체인 연구소인 람다256연구소의 박재현 소장은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 플랫폼 ‘루니버스’를 공개했다. 박 소장은 “루니버스는 누구나 쉽게 디앱을 개발할 수 있는 서비스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가 밝힌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도 주목을 끌었다. 클레이튼은 이용자 친화적인 사용자경험(UX)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 대표는 “블록체인에 기반한 킬러앱이 나와야 블록체인이 좀더 대중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가 14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에서 열린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 2018(UDC 2018)'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두나무

◇블록체인 대중화 시대 곧 온다=다홍페이 NEO(네오) 설립자는 지난 14일 UDC 2018 둘째날 기조연설에서 “블록체인 기업이 앞으로 5년, 10년 후엔 애플, MS, 페이스북 등 유명 IT(정보기술) 기업의 시가총액을 능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UDC 2018에 모인 개발자들은 블록체인이 새로운 세계를 만들 수 있다고 믿었다. 송치영 두나무 이사회 의장이 첫날 환영사에서 “블록체인으로 인터넷이 가져왔던 변화 이상의 대격변이 올지도 모르는데 이 미래를 상상하고 준비해 나가는 것이 개발자의 몫”이라고 강조한 것도 블록체인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 블록체인과 가상통화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이다.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 가격 급등락과 실체 없는 ICO로 블록체인은 ‘투기’와 ‘사기’ 등 부정적인 단어와 결합됐다. 올초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가상통화 거래가 사실상 투기 도박과 비슷한 양상”이라며 거래사이트 폐쇄를 언급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가상통화 열풍이 부작용만 가져온 건 아니다. 가상통화 열풍으로 전 국민이 블록체인을 알게 됐다. UDC 2018에 참여한 김관희(21)씨는 “가상통화에 투자하면서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며 “개발자로서 이번 행사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UDC 2018은 블록체인과 가상통화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환영사에서 “블록체인과 가상통화가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을 개발자가 입증해야 한다”며 “블록체인 생태계를 만드는 건 개발자의 손끝, 코드에서 나온다”고 밝혔다.

UDC 2018에 참석자들도 UDC 2018과 같은 진정한 블록체인 개발자 컨퍼런스가 많이 생기길 기대했다. 조정민 키인사이드 대표는 “이번 행사가 블록체인 산업이 발전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주길 바란다”며 “이런 행사가 많아지고 여기서 나온 얘기를 정부도 듣는다면 정부도 블록체인과 가상통화에 대해 건강한 입장으로 바뀌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