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7일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 "대북 제재 약화 지적"

머니투데이

김영선 기자

미국이 러시아 등 일부 국가의 대북(對北) 제재 약화 시도에 대응하기 위해 17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미 대표단은 이번 회의에서 유엔의 대북 제재 이행과 집행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3일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러시아의 압력에 의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가 수정됐다고 비판했다.

헤일리 대사는 "유엔의 독자적인 보고서를 수정하려고 방해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면서 "러시아를 포함한 모든 회원국은 안보리 결의안을 완벽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보고서는 유엔 제재를 위반한 석유 제품의 불법 운송이 크게 늘었으며 러시아 선박에서도 일부 제품이 하역됐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14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보고서 수정 시도를 언급,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를 '적극적(actively)'으로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완전하고 최종적인 비핵화 약속을 북한이 지키도록 하기 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에 대북제재가 꼭 필요하다며 "대북제재위가 독립성을 지켜 원본을 발표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유엔 대북제재위 패널 보고서를 입수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고서에 북한의 불법 무기 판매, 연료 수송, 금융 거래 등 제재를 위반한 증거가 담겼다고 15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보고서는 북한이 시리아, 예멘, 리비아 등 여러 분쟁지역에 무기를 판매한 정황 및 북한이 러시아와 중국 선박으로부터 환적 등을 통해 대량의 석유를 수입한 정황이 담겼다.

또 북한이 제재를 피해 중국에 다량의 석탄을 수출했다는 내용도 기술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이 패널 보고서는 결국 공개될 예정이지만 미국과 러시아가 몇몇 위반 사항에 있어 실랑이를 벌이고 있어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