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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한국인 창업가가 한국인을 고용하지 않는 이유

광화문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입력 : 2018.09.18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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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를 보면서 부러운 것 중 하나는 스타트업 생태계다. 알리바바, 텐센트 등 인터넷 거물들이 주도하는 중국 스타트업 시장은 세계적인 유니콘기업(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기업)의 산실이 됐다. 전자상거래 업체인 핀둬둬, 인공지능(AI) 기반의 뉴스플랫폼인 진르터우탸오, 중국판 테슬라로 불리는 NIO(니오), 안면인식 기술 기업 센스타임, 주문형 생활서비스 업체 메이투안디엔핑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최근 골드만삭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분기(4~6월) 중국 기업들은 벤처캐피털(VC) 시장에 309억 달러를 쏟아부어, 북미 기업(272억 달러)들을 처음 추월했다.

한국도 이런 강력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들 수 있을까. 최근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 한국인 스타트업 창업가의 신랄한 '직설'을 듣고는 걱정이 좀더 커졌다. 170명 정도 근무하는 그의 회사에 한국인 직원은 그를 제외하고 딱 한 명이다. 이유를 물었더니 그는 고용할만한 사람을 찾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한국 젊은이들이) 중국을 모르기도 하지만 중국인들보다 뛰어나지 않으면서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스타트업으로 오는 이유는 명확하다"면서 "큰 회사에서 부품처럼 일하기보다 더 많은 경험을 쌓겠다는 것인데 멋있게 보이는 데에 더 신경쓰고 일은 대기업 직원처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판은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에 대한 얘기로 이어졌다. 그는 "예전에 상하이에 한국 스타트업들이 300개 이상 왔는데 전부 정부 비용으로 왔더라"면서 "저는 지금까지 이곳에서 정부 돈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 한국 스타트업의 90%는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부가 주도해 일자리 등 정책 목적 달성을 위해 뿌리는 자금으로는 경쟁력있는 스타트업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없다는 얘기였다.

그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진 않더라도 우리 스타트업 산업의 현실을 한번쯤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곳 중국의 스타트업 산업을 접하면서 또 관련 전문가들을 만나면서 느낀 한국 스타트업의 경쟁력은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세계 2위 규모의 큰 시장이나 알리바바, 텐센트와 같은 성공 모델이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자. 열심히 뛸 수 있는 환경이라도 갖춰져 있어야 하는데 각종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원격진료가 대표적인 예다. 중국은 2013년부터 원격의료 정책을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고, 인터넷, IT와 의료 기술의 결합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 의료'라는 미래 시장을 선점함과 동시에 낙후된 의료 산업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기회로 삼고 있다. 정부 정책에 맞춰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같은 거대 기업은 물론, 신생 스타트업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시급성을 인식한 우리 정부도 원격의료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의료인 단체들은 일제히 '절대 불가'를 외치고 있다.

차, 포 떼고 경기를 하는데 손발까지 묶고 있으면 이길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우리 목전까지 치고 올라온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낼 스타트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반세기만에 세계 10위에 근접하는 경제를 이루고, 삼성과 같은 세계적인 기업을 키워낸 것이 대한민국이다.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스타트업 산업에서도 우리의 저력을 믿는다. 그러나 그냥 되는 것은 아니다. 정확한 진단이 우선이다. 걸림돌이 되는 규제는 풀고, 우리의 벤처 지원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짚어봐야 한다. 반대가 있다면 설득해 내는 정치력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눈을 세계로 돌려야 한다. 우리보다 더 유리한 위치에 있는 중국인들도 열심히 뛰고 있다. 절박함을 갖고, 국력을 모으지 않으면 버틸 재간이 없다.

[광화문]한국인 창업가가 한국인을 고용하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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