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미래? '기술 상용화'에 달렸다"(종합)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블록체인 서울 2018'에서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블록체인 시장이 활성화되려면 앞으로 투기가 아닌 실생활 서비스와의 접목에 주목해야 한다.”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블록체인 서울 2018’에 참석한 국내외 블록체인 전문가들이 내린 진단이다. 암호화폐(가상통화)가치가 일부 고평가되면서 시세 급등락이 이어져 왔지만 앞으로 실생활에 접목된 블록체인 서비스들이 등장하면서 시장이 안정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머니투데이미디어 주최하고 지디넷코리아가 주관하는 ‘블록체인 서울 2018’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서울특별시, 제주특별자치도, 국회 제4차 산업혁명 포럼 등이 후원했다.

◇신현성 “안정성·상용화 중요… 블록체인 결제 시스템 만들 것”= 기조연설자로 나선 신현성 테라 대표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성공조건으로 ‘안정성’과 ‘상용화’를 꼽았다. 신 대표는 소셜커머스 기업인 티켓몬스터 창업자로 지난 4월 블록체인 결제 플랫폼 기업인 테라를 창업했다. 테라는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암호화폐 결제 시스템을 연계한 블록체인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바이낸스 캐피탈, 두나무앤파트너스, FBG, 해시드 등으로부터 초기 투자금 360억원을 유치했다.

신 대표는 “암호화폐를 어떻게 실제 사회에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때”라며 “사람들이 실제로 쓸 수 있는 서비스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지 못한다면 암호화폐의 미래는 어두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의 불규칙한 가격 변동성 문제를 지적하며 “암호화폐 플랫폼이 안정적이라도 급격한 가격 변동은 전체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암호화폐 가치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스테이블 코인(가격안정화 암호화폐)’을 제시했다. 수요가 늘어나면 암호화폐를 추가 발행하고, 수요가 떨어지면 암호화폐를 사들여 가격을 부양하는 방식이다. 암호화폐 ‘테라’의 담보물 역할을 하는 또 다른 암호화폐 ‘루나’로 테라의 공급량을 조절하겠다는 것. 신 대표는 “투기에 자유로우면서 탈중앙화된 스테이블 코인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테라’ 상용화 기반은 전자상거래 생태계다. 현재 테라는 티몬과 배달의민족, 글로벌 쇼핑 플랫폼 큐텐, 동남아 중고거래 사이트 캐러셀, 베트남 티키 등 아시아 15개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연합체를 꾸렸다. 신 대표는 “안정적인 암호화폐 시스템과 전자상거래 생태계를 연결한 차세대 지불 시스템을 만들겠다”며 “오픈플랫폼 전략을 앞세워 복잡한 기존 금융 시스템을 와해하고, 새로운 산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신현성 테라(Terra)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블록체인 서울 2018'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최대 쟁점 ‘기술 상용화’… “다양한 플랫폼 공존할 것”= 이날 컨퍼런스 강단에 선 다른 전문가들 역시 기술 상용화 여부를 블록체인 산업 활성화의 최대 쟁점으로 꼽았다. 이날 돈 송 오아시스랩스 대표, 박승호 플레타 대표, 캐서린 브라이트만 테조스 대표, 김종협 아이콘루프 대표, 준 리 온톨로지 창립자, 최예준 보스코인 대표, 지미 종 IOST 대표가 블록체인 기술적과제를 두고 열띤 토의를 벌였다.

캐서린 브라이트만 테조스 대표는 “수년간 급등락 주기가 반복돼왔지만, 앞으로는 실제 상용화 사례가 나오면 암호화폐시장이 점차 안정화 단계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준 리 온톨로지 창립자도 “아직 1000명의 일간접속자(DAU)가 존재하는 블록체인 서비스가 없을 정도로 실제 사용사례가 많지 않지만, 금융서비스와 의료분야 등에서 실사용 사례가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대중의 이해도는 여전히 낮지만, 각국 정부가 규제를 통해 시장을 정립하면 암호화폐 사용처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해선 다양한 블록체인 플랫폼이 공존할 것이란 의견이 나왔다. 최예준 보스코인 대표는 “현실적으로 특정 블록체인이 모든 것을 담을 순 없다”며 “실제 기술적 한계를 고려해도 다양한 블록체인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메인별 블록체인이 과점하는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8일에는 세계 7대 블록체인 국가·도시 책임자들이 블록체인 육성방안과 합리적 규제방안을 두고 토론을 벌이는 ‘B7 서밋’ 행사가 진행된다. 7개 국가·도시 관계자들은 행사 기간 중 블록체인 기술과 인력, 제도 등 생태계 발전을 위한 협약도 체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