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호타이어, 美 공장 안굴러가네…줄곧 손실만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미국에 앞다퉈 공장을 지었던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가 미국 공장에 발목이 잡혔다. 미국 공장이 가동된 지 각각 1년, 2년이 넘었지만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가동에 들어간 한국타이어 테네시공장은 매달 손실을 보고 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9월이면 월 기준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연말로 밀렸다. 내년 초에야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테네시 공장은 한국타이어의 8번째 공장으로 연간 550만본의 생산 능력을 갖췄다. 지난해 4월부터 가동에 들어갔고, 같은 해 10월 준공식을 열었다. 테네시 공장 준공으로 한국타이어의 글로벌 생산능력은 연 1억1000만본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공장 가동 1년이 지났지만 정상화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테네시 공장의 생산량은 110만본에 그쳤고, 올해는 400만~450만본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동률 70%를 겨우 넘어서는 수준이다.

생산이 원활하지 않은 가운데 초기 가동비용이 지속 투입되면서 손실이 쌓이고 있다. 올 상반기 테네시 공장 법인에서만 18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는 600억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

테네시 공장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한국타이어는 올 목표 영업이익을 기존 1조200억원에서 8200억원으로 낮췄다. 이와 함께 연 생산능력을 1100만본으로 늘리는 2단계 공장 확장 계획을 연기했다.

금호타이어도 상황은 비슷하다. 2016년 5월 연산 400만본 규모의 미국 조지아 공장을 준공한 후 손실만 보고 있다. 지난해와 올 상반기 각각 402억원, 8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금호타이어는 조지아 공장에만 2014~2016년 485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금호타이어의 유동성 문제를 일으킨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중국 공장 부진에 가려져 있었으나 미국 공장 정상화도 시급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모두 미국 공장에서 숙련공과 함께 수율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성능 제품 생산설비를 설치했으나 이를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인력을 구하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손실의 비용이 커졌다. 일부에서는 기술 숙련의 문제인 만큼 정상화에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고 본다.

이와 함께 OE(신차용타이어)의 경우 수주가 보통 2~3년 단위로 이뤄져 미국 공장 OE 수주가 원활하지 않다. 이에 회사 안팎에서는 두 기업이 미국 시장에 너무 서둘러 진입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미국 공장 부진 타개를 위해 한국타이어는 미국에서 타이어를 구입하면 50달러(4본 기준)를 환불해주는 할인정책을 진행 중이다. 금호타이어는 다음달부터 미국에서 타이어 가격을 6% 인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두 기업이 미국 타이어 시장이 좋을 때 들어갔으나 최근 타이어 시장 성장 둔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타이어는 테네시 공장의 가동 정상화가 가장 큰 현안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8년 9월 17일 (15:31)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