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바로 묶였고 장특공제 강화는 1년 유예...9·13發 혼란

9·13 대책이 발표되고 닷새가 지났지만 정책별로 시행일이 다른 데다 세부 지침도 마련되지 않아 시장의 혼란이 가중된다. 대출이나 장기보유특별공제(이하 장특공제) 등을 고려 중인 예비 주택수요자들은 정책별 적용시점을 면밀히 파악해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발표된 ‘주택시장 안정대책’의 적용시점은 사안별로 다르다.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및 임대사업자 대출규제는 대책발표일 다음날인 14일부터 즉각 시행됐다.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에서 유주택자가 신규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주담대가 거절된다. 1주택자는 이사·부모봉양 등 실수요자에 한해 예외가 허용된다.
　
마찬가지로 14일 이후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주택을 담보로 한 임대사업자 대출한도가 강화됐다. 특히 주담대를 이미 보유한 임대사업자는 투기지역에서 주택취득 목적의 신규 주담대가 금지된다.
　
유예기간 없이 규제가 적용됐지만 아직 현장에서 참고할 수 있는 세부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지 않아 혼란이 이어진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지난 14일 전후로 신청·접수된 대출에 대해 문의가 이어지지만 창구 직원들도 잘 모르니 일단 기다리라고 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전했다.
　
장특공제 요건 강화가 적용되는 시점은 2020년 1월1일이다. 시행일부터 주택을 보유한 기간에 따라 80%까지 양도세를 감면해주는 장특공제에 2년 실거주 요건이 더해진다.
　
강화된 장특공제 요건 적용이 1년 뒤로 미뤄진 것은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로 보인다. 지난 4월 시행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도 약 8개월의 유예기간을 둬 보유주택을 팔 수 있도록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장특공제 요건 강화는 ‘똘똘한 한 채’ 흐름을 꺾어 집을 팔라고 유도하는 정책”이라며 “매물가뭄을 해소할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시장을 잘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대주택사업자 세제혜택 축소, 실거래신고시스템 개선 등은 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라 적용시점이 특정되지 않았다. 이중 일부는 야당의 반대 목소리가 높아 실현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국회에 발의된 법이 통과되더라도 공포 6개월 이후 시행돼 여유가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의 대책발표와 수요자가 실제 규제를 체감하는 시기 사이에 간극이 있을 것”이라며 “제도마다 시행시기와 적용 여부를 소비자가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