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복지 예산 삭감한 文 정부 규탄한다"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등 장애인 단체들이 18일 오후 4시30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획재정부의 장애인 예산 복지 삭감을 규탄했다. /사진=이영민 기자

장애인 인권 단체들이 기획재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장애인 복지 예산을 삭감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장애인 단체 228개가 모인 '장애인과가난한사람들의3대적폐폐지공동행동'은 18일 오후 4시30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획재정부의 장애인 예산 복지 삭감을 규탄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2019년 예산안'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 총예산은 요구안 3조5470억원에서 2조7326억원으로 삭감됐다. 사업별로는 △장애인연금 9746억원(요구안)→7197억원(정부안) △장애인활동지원 1조4799억원→9684억원 △장애인 탈시설 예산 59억→28억 등이 예산안에서 삭감됐다.

조현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실장은 "장애등급제 폐지가 실현되려면 장애인연금 대상 확대, 장애인 활동지원 24시간 보장 등을 위한 예산이 늘어야 한다"며 "하지만 장애인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한 예산 확대 계획은 전혀 없고 오히려 요구안보다 삭감됐다"고 말했다.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탈시설정책을 추진한다는 말에 전국 장애인 부모들이 흥에 겨워 좋아했다"며 "하지만 장애인거주시설 신규 입소인원은 줄지 않고 관련 예산 배정은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권유린 논란을 빚어온 대구시립희망원 지원 부족도 문제로 지적됐다. 박명애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는 "문재인 정부와 대구시는 장애인 인권을 유린한 희망원 문제를 탈시설 정책으로 해결하겠다고 공약했다"며 "하지만 이달 초 대구시는 시설 내 67명 장애인 중 15명만 탈시설을 지원하고 52명은 다른 시설로 재입소시키겠다고 발표했고 정부는 이에 아무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에 앞서 오후 2시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 모여 '대구시립희망원 거주 장애인의 탈시설·자립 지원'을 정부와 대구시에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진정서 제출 후 장애인 단체 참가자 250여명(주최 측 추산)은 인권위에서 서울역까지 2.3㎞ 구간을 행진했다. 서울역에서는 역 내 기자회견을 막는 서울역 관계자들과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서울역 대합실에서 장애해방운동가 고(故) 김순석 열사 34주기 추모제를 진행한다. 추모제 후부터는 추석연휴를 지나 이달 27일까지 서울역에서 노숙 농성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