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벨로퍼 변신株에 주목…남북경협 나비효과+주택공급 확대 수혜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디벨로퍼(부동산 개발) 역량을 가진 건설사들이 주목받고 있다. 남북 경제협력 재개 가능성, 현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기조와 맞물려 직·간접적인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18일 건설업지수는 차익실현 매물에 전일대비 2.02% 떨어진 128.75에 마감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서는 남북 경제협력 기대감 속 건설주 전반이 상승해 6.2% 올랐다.

◇남북경협과 LH의 나비효과=이날 시작된 남북 정상회담에는 정재계 인사가 모두 참석해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남북경협이 진행되면 먼저 도로·철도 등 제반 인프라와 도시개발사업으로 건설업체 전반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개성공단의 경우 전체 면적의 95% 가량이 잔여부지로 남아있어 추가 개발 여력이 높고, 개성시가지 1200만평 확장공사나 북한의 중앙급 경제특구도 개발여력이 많다.

이 과정에서 디벨로퍼 역량을 가진 건설사들은 남북경협의 직·간접적 수혜를 모두 볼 수 있어 더 주목받는다. 북한 개발사업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물론, LH 적자로 인한 나비효과까지 기대된다.

북한은 국가가 토지를 소유한다. 따라서 개발을 원하는 사업주체가 토지임대료를 북측에 지불해 일정기간 임대하는 방식을 쓴다. 임대료를 내더라도, 대부분 미개발 상태의 나대지여서 토지정비 비용도 든다.

이에 앞선 1차 개성공단 100만평 시범사업에서 LH는 큰 손해를 봤다. 토지 50년 임대료 외에 토지정비 비용으로 7000억원(평당 70만원)을 추가 투입하고, 이를 분양할 때는 평당 14.9만원만 받은 탓이다.

향후 개성공단 잔여부지와 개성시가지 공사 모두 LH가 시행사로 나서 재정부담을 감당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증권업계는 LH가 남북경협으로 발생할 막대한 적자를 남한의 택지개발 사업으로 메꿀 것으로 본다.

채상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LH가 흑자를 내려면 남한에서 택지개발사업을 많이 해야 하는데 최근 민관합동 공공분양방식의 대행개발을 자주 활용한다"며 "따라서 건설사 중 LH 수주 이력이 많고 디벨로퍼 역량을 가진 곳들이 간접 수혜를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표 종목으로는 HDC현대산업개발 (17,790원 ▲120 +0.68%)과 태영건설 (2,310원 ▲10 +0.43%)을 꼽았다. 태영건설은 민관합동 택지조성 개발 방식으로 하남 포웰시티, 세종 마스터힐스 등을 분양했고, HDC현대산업개발은 파주 운정아이파크 등을 분양한 이력이 있다. 민관합동 공공분양 사업은 LH가 토지를 제공하고 건설사가 공공주택의 시공부터 분양 및 시행 등을 맡아서 진행하는 방식이다.

채 연구원은 "남북경협은 근본적으로 자금처에 상관없이 건설업에는 수혜"라며 "북한의 토지조성사업에 남한 공기업들이 중대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인만큼 남한에서 이들 부담을 덜어줄 도시개발 디벨로퍼들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간도시개발 시대…디벨로퍼 기회 커진다=현 정부가 그린벨트 해제 등을 통한 주택공급 확대에 나서고, 신도시 재생 등에 집중하는 것도 디벨로퍼 역량을 가진 건설사들에게 기회다.

정부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 내 보존가치가 낮은 3등급 이하 그린벨트 해제 및 개발을 추진해 주택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전국적으로 도시재생사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자금 조달, 건설, 운영 등이 가능한 디벨로퍼 역량을 갖춘 건설사들에는 더 큰 기회가 열리는 셈이다.

기존 건설업체들도 시공사 한계를 벗고 디벨로퍼로 발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 6월 기업분할 후 디벨로퍼 전담부서를 따로 두며 디벨로퍼로의 변신을 표명한 HDC현대산업개발 외에 GS건설 (14,920원 ▲10 +0.07%), 대우건설 (3,675원 0.00%), 대림산업 (49,600원 0.00%) 등이 있다.

GS건설은 그룹 계열사와 신규 민자 발전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고, 대우건설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스타레이크' 신도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분 100%를 대우건설이 보유했다.

대림산업은 SK건설과 함께 터키 '차나칼레대교' 프로젝트를 공동수주했고, 현대건설 (34,800원 ▲200 +0.58%)은 정부, 지자체, 민간의 유휴부지를 활용한 복합개발사업 추진을 모색하는 등 디벨로퍼 역량 개발을 위해 노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