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고리 3인방' 특활비 항소심…檢 "뇌물 방조도 인정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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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만(왼쪽부터),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이 12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국정원 특활비 상납' 선고공판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2018.7.1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검찰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특활비) 상납 의혹에 연루된 박근혜 전 대통령(66)의 최측근 '문고리 3인방' 이재만·안봉근·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의 뇌물수수 방조 혐의가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문석) 심리로 19일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검찰은 "국정원 특활비는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해 수수한 뇌물"이라며 "뇌물수수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피고인들에게 뇌물수수 방조가 성립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1심은 직무관련성을 인정하지 않고 뇌물수수 방조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며 "그러나 본 사건은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해 지휘·지시를 받는 국정원장으로부터 5000만~2억원을 받은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뇌물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역할을 분담했고, 지휘지시 권한이 있는 대통령에게 거액을 제공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사회 일반으로부터 대통령의 직무집행 공정성을 의심케 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정당한 금원이라면 은밀한 방법으로 전달하지 않았을 것이고, 비밀스럽게 관리할 필요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전 비서관 측 변호인은 "당시는 이 전 비서관이 총무비서관으로 부임한 지 2개월인 시점으로 불법이라고 인식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청와대에서 사용되는 자금을 관리하고 집행하는 총무기획관의 직무에 비춰볼 때 대통령의 지시를 거부하는 것은 일반인의 관점에서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전 비서관이 이 사건에서 담당한 역할은 의사결정이 이뤄진 상황에서 단순히 (특활비를) 받은 것으로 기계적·보조적이다"라며 "기타 양형 사유에 비춰봐도 징역 1년6개월은 과중하다"고 말했다.

안 전 비서관 측 변호인은 "박 전 대통령의 말을 남재준 전 국정원장에게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며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했고, 안 전 비서관이 박 전 대통령의 의사를 구체적으로 알고 있었다는 증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정 전 비서관 측 변호인은 "정 전 비서관은 (특활비와 관련해) 불법영득 의사가 없었다"며 "이 사건 범행 경위나 안 전 비서관의 지위와 정황 등을 고려하면 (집행유예)는 가혹하다"고 말했다.

안 전 비서관과 이 전 비서관은 2013년 5월부터 2016년 7월까지 박 전 대통령이 매달 5000만~2억원씩 국정원 특활비를 상납받는 데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정 전 비서관은 2016년 9월 안 전 비서관과 특활비 2억원을 받아 박 전 대통령에게 건넨 혐의를 받는다. 박 전 대통령이 국정원으로부터 상납받은 액수는 총 36억5000만원이다. 이 중 '문고리 3인방'에게 관리비나 휴가비 명목으로 돌아간 금액은 9억7600만원으로 조사됐다.

1심은 안 전 비서관에게 징역 2년6개월과 벌금 2700만원, 이 전 비서관에게는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두 사람은 실형 선고로 보석이 취소되면서 법정에서 구속됐다. 정 전 비서관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받아 법정구속은 면했다.

1심은 이들이 관여한 특활비 수수가 뇌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만 국정원 특활비를 청와대가 지원받아 사용한 것은 예산 전용이라고 인정했다. 또 안 전 비서관이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으로부터 1350만원의 특활비를 뇌물로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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