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문건 파기' 유해용 前판사, 20일 구속 기로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사진=뉴스1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 수사를 피해 대법원에서 빼돌린 문건을 파쇄하고 사건을 부당 수임한 혐의를 받는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20일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받는다. 사법행정권 남용 수사 관련 첫 구속심사다.

유 전 연구관은 20일 오전 10시30분 허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 심리로 구속심사를 받는다. 유 전 연구관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 결정될 전망이다.

구속영장을 청구한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유 전 연구관에 대해 공무상비밀누설, 직권남용,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절도,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유 전 연구관이 대법원에 재직하면서 다뤘던 기밀 문건들을 무단 반출한 뒤 압수수색을 당하기 전 폐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유 전 연구관은 문건을 파기한 사실을 인정했다. 이에 대해 유 전 연구관은 "제가 그 부분에 대해 추궁당할 것이란 심리적 압박감이 컸고, 대법원에서 회수를 요청한 상황에서 입장을 표시하기 난처해 그런(문건을 파기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유 전 연구관이 옛 통합진보당 의원들의 지위확인 소송과 전국교직원노조(전교조) 법외노조 소송 등에 개입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또 유 전 연구관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의료진' 김영재·박채윤 부부의 특허소송과 관련한 정보가 특허법원에서 법원행정처로 넘어가는 과정에 관여했는지 여부도 수사 중이다.

이 밖에도 유 전 연구관은 대법원 근무 중 관할하던 사건을 변호사로 개업 후에 수임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유 전 연구관은 해당 사건을 수임해 승소했다. 검찰은 공무원이 재직 중 취급했던 사건을 수임한 것은 변호사법 위반이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