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 임상1상부터 자산… 셀트리온 회계논란 종지부

셀트리온 (172,900원 ▼4,200 -2.37%)이 연구개발비 회계 불확실성이라는 큰 짐을 내려놓았다. 금융위원회가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임상 1상부터 자산화가 가능하다고 지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셀트리온 연구개발비 회계처리를 둘러싼 분식 논란에 마침표가 찍혔다.


18일 금감위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관련 감독지침을 발표했다. 핵심은 의약품 성격별로 자산과 가능 단계 구체화다.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바이오시밀러. 금융 당국은 바이오시밀러 임상 1상 개시 승인 시점부터 자산화가 가능하다고 정리했다. 배경으로 오리지널 약과 유사성 검증자료를 확인하지 않은 상태, 즉 임상 1상 전에는 자산가치의 객관적 입증이 어렵다는 점을 들었다.

뒤집어 말하면 바이오시밀러 기업이 임상 1상 승인을 신청할 때 이미 개발 성공 가능성 여부를 가려낼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의 사례도 들었다. 미국은 임상 1상 개시 승인 이후 최종 승인율이 약 60%에 이른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셀트리온의 경우 바이오시밀러는 전임상 단계부터 개발비를 자산으로 처리했다. 순수 신약에 대해서만 비용으로 분류했다. 모든 임상이 끝나고 시장으로 출시될 때 비로소 일정 기간을 두고 자산을 비용으로 털어왔다.

바이오시밀러 위주인 사업구조상 셀트리온 연구개발비에서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다. 상반기만 봐도 연구개발비 1307억원의 73.8%가 자산으로 분류됐다.


금융 당국이 전임상 연구개발비를 자산화 대상에서 제외했다고는 하지만 전체 개발과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 안팎에 불과해 셀트리온 회계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금융 당국이 바이오시밀러 업계 특성을 잘 이해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바이오시밀러와 함께 또 다른 주요 지침으로 신약개발이 꼽힌다. 임상 3상 개시 승인부터 자산화가 가능하다. 여러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게 됐는데 신라젠 (4,445원 ▼65 -1.44%)이 가장 특징적인 기업으로 거론된다.

신라젠은 항암바이러스 '펙사벡' 글로벌 임상 3상 중이다. 대다수 기업들과 달리 신라젠은 모든 연구개발비를 비용으로 처리해왔다. 지난해 348억원, 올 상반기 191억원이 모두 비용이었다. 새 지침대로라면 자산은 늘고 반대로 판관비가 줄어 영업손실 규모가 크게 감소하게 된다.

신라젠은 상반기 301억원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이 기간 개발비를 자산으로 돌린다고 하면 영업손실은 100억원대 초반으로 줄어들 여지가 생긴다. 신라젠 관계자는 "새 회계 원칙이 우리에게 유리한 건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우리의 기존 보수적 관점을 유지할지 변화를 줄지 고민과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