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가야하는데…우리 뽀삐는 어디 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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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앞두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고민에 빠졌다. 기차, 전철, 고속버스마다 규정이 다르고 모호해 반려동물 동행이 쉽지 않다. 승객들과의 갈등도 잦아 귀성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운송업계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많지 않았던 과거에는 대다수 교통수단에서 동물 반입을 엄격히 제한했다. 하지만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이 급증하면서 관련 규정이 마련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규정이 모호해 곤란함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다.

◇운송수단마다 규정 제각각…규칙 지켜도 운행자·승객 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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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의 동물 반입 여부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규정되어있다. 운수사업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다른 여객에게 위해를 끼치거나 불쾌감을 줄 우려가 있는 동물을 자동차 안으로 데리고 들어오는 행위'는 제한된다. 서울 지하철을 관리하는 서울메트로는 여객운송약관 34조에 따라 원칙적으로 동물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동물을 이동장에 넣고, 냄새가 심하지 않을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탑승을 허용한다.

하지만 승객과의 갈등이 잦아 포기하는 이들이 많다. 직장인 김진영씨(27·가명)는 "소형견은 이동장에 넣어 이동하면 불편하지 않다"면서 "하지만 중형견을 데리고 가는 건 상상도 못한다. 승객들의 시선이 곱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버스 동물 반입은 버스기사의 재량에 맡겨져 있기 때문에 기사와 승객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먼거리를 이동하는 고속버스 규정은 더 까다롭다. 운송회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많은 회사는 좌석 폭보다 작은 운송용기에 반려동물을 넣은 경우에만 반입을 허용한다. 기차에는 이동장에 동물을 태웠을 때 무게가 10㎏을 넘으면 동물을 태울 수 없다. 규정을 통과해 탑승해도 이동장을 보호자 무릎이나 발 아래에 둬야 한다.

대한항공 반려동물 반입규정 /사진=대한항공 홈페이지

비행기는 다른 운송수단보다 규정이 명확하다. 대한항공은 반려동물과 이동장의 무게를 합쳐 5㎏ 이하인 경우 기내 탑승을 허용한다. 5㎏이상 32㎏ 이상인 경우에는 2마리까지 위탁 수하물로 붙일 수 있다. 이동장의 크기도 정확한 수치로 정해져 있지만 항공사마다 다르다. 또 예방접종 확인서 등 필요한 서류도 많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야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귀성객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자가용 탑승시에도 규정이 있다. 도로교통법 39조는 '모든 차의 운전자는 유아나 동물을 안고 운전장치를 조작하거나 운전석 주위에 물건을 싣는 등 안전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는 상태로 운전하면 안된다'고 명시했다. 지난해 이 조항을 위반해 범칙금이 부과된 건수는 1055건에 달한다.

◇"규정 명확하게 정리해야"…해외선 '반려동물 전용칸' 등 대안 마련

가방에 반려견을 넣고 지하철을 탄 뉴욕시민들. 반려동물을 데리고 지하철을 탈 때 반드시 이동장 등 기구에 넣어야 한다는 뉴욕주 규정에 따른 조치다. /사진=트위터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은 명확한 탑승 규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운송회사와 운행자마다 다른 탑승 기준을 정립해야한다는 지적이다. 대학생 정준영씨(27)는 "규칙을 지켜 대중교통을 타려 해도 탈 때마다 승객과 기사의 반응이 제각각"이라며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규정을 확실하게 정해야한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양육 문화가 정착된 선진국은 보다 명확한 규정을 마련해 갈등을 예방한다. 스웨덴은 지하철에 반려동물 전용칸을 따로 만들어 추가 요금을 받고 있다. 아예 칸을 분리하기 때문에 승객과 반려동물 동반인의 갈등을 피할 수 있다. 또 많은 유럽 국가와 미국의 주는 반려동물이 대중교통을 탈 때 짖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입마개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