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사 브랜드에 문 연 아모레퍼시픽…키워드는 '개혁개방'

아모레퍼시픽이 온라인에 이어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타사 화장품을 판매하는 등 대대적인 변화에 나선다. 단일 브랜드숍이 침체되고 H&B(헬스앤뷰티) 스토어와 뷰티 편집숍이 부상하는 흐름에 동참하기 위한 조치다. 서경배 회장이 강조한 '다양한 고객경험'과도 맥이 닿는다.


26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오는 28일 오프라인 편집매장 '아리따움' 라이브 강남점을 새롭게 바꾼다.

멀티 브랜드숍 성격을 더욱 강화하고자 타사 브랜드 59개와 자사 브랜드 5개를 추가로 입점시킨다. 타사 브랜드는 중소기업 제품이 주를 이루고, 아모레퍼시픽 브랜드는 헤라 메이크업 라인과 리리코스 마린에너지 등이 추가된다. 그동안 아리따움에서 취급하던 타사 브랜드는 키스미, 카이, 데싱디바가 전부였다.

매장 진열, 고객 응대 방식도 바꾼다. 그동안 아리따움 매장은 라네즈, 아이오페, 마몽드 등 브랜드 별로 구역을 나눴지만 입점 브랜드를 한데 묶어 스킨케어, 립, 파운데이션 등 제품군에 따라 구분하기로 했다. 고객 쇼핑 편의를 높이기 위해서다. 피부 고민에 따른 맞춤형 상담이 가능하도록 판매 직원의 전문성도 키운다.

아모레퍼시픽은 아리따움 라이브 강남점을 시작으로 직영 매장을 개편할 계획이다. 아리따움에 '아모레스토어' 콘셉트를 입힐 가능성도 있다. 서울 용산구 본사에 위치한 아모레스토어는 아모레퍼시픽의 전체 브랜드 제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매장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이 같은 변화는 국내 뷰티 시장이 올리브영 등 H&B 스토어와 시코르 등 편집숍 위주로 재편돼서다. 세계 최대 뷰티 편집숍 세포라도 한국 진출을 앞뒀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아리따움이 처한 경쟁 현실에서 변화를 모색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또 서 회장이 강조하는 '고객경험'을 강화한다는 의미도 있다. 서 회장은 "시대에 맞춰 아리따움에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며 "우리가 잘하는 것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또 "고객경험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고객이 더 편리하게 우리 매장과 제품을 만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시장에서 실적을 개선하기 위한 이유도 있다. 아모레퍼시픽 2분기 실적을 보면 해외에 비해 국내 사업 매출, 영업이익 증가 폭이 작았다. 해외사업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29% 증가한 454억원이었던 반면 국내사업은 12% 늘어난 926억원에 그쳤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은 공식 온라인몰 APmall(에이피몰)에도 타사 브랜드를 적극 들이고 있다. 지난달 클레어스를 입점시킨 데 이어 머지와 데싱디바를 추가로 론칭했다. 타사 브랜드를 올해 안에 10개로 늘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