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간첩 조작사건' 前국정원 국장 재판에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서울시공무원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씨가 12일 오후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으려고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 조사팀에 출두하고 있다. 자살 시도 뒤 병원에 입원해 있던 국정원 협력자 김 모 씨에 대해서 체포영장을 집행한 검찰은 간첩사건 당사자인 유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증거조작 의혹에 대한 입장을 듣고, 국정원 측 위조 문건과 변호인 측 문건을 비교해 살펴볼 계획이다. 2014.3.12/뉴스1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당시 증거조작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전직 국가정보원 고위 간부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김성훈)는 19일 이모 전 국정원 대공수사국장을 허위공문서작성과 동행사, 증거은닉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최모 전 국정원 대공수사부국장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조사 결과, 이모 전 국장과 최모 전 부국장은 지난 2013년 9월부터 12월까지 간첩 혐의로 기소된 유우성씨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유씨의 중국-북한 출입경 기록에 대한 영사 사실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해 증거로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증거조작 의혹으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2014년 3월 중국 협조자가 서류를 위조했다고 자인하는 내용의 녹음자료를 보관하고 있었음에도 검찰의 압수수색 때 이를 제출하지 않고 증거를 은닉하거나 변조된 서류를 제출해 검찰 수사를 방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검찰은 2013년 1월 서울시 탈북자 담당 공무원 유씨를 탈북자 정보를 북한에 넘겼다며 국가보안법상 특수잠입·탈출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1심은 간첩 및 북한 접촉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탈북자 정착지원금을 부정하게 받은 혐의와 한국 여권을 발급 받아 사용한 혐의에 대해서 유죄 판결을 선고했다.

그러나 이후 검찰이 1심 법원에 제출했던 중국 공문서가 국정원에 의해 위조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재판은 증거조작 논란으로 번졌다. 검찰은 진상조사팀을 꾸려 경위를 수사해 당시 국정원의 이모 전 대공수사처장과 김모 기획담당 과장 등이 증거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이모 전 국장과 최모 전 부국장은 자신들의 관여사실을 은폐하고자 수사 대상자인 부하 직원들에게 입막음을 지시하고 증거조작을 통해 '꼬리자르기'를 시도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그 결과 증거조작을 주도했다는 김 과장은 징역 4년, 이 전 처장은 벌금 1000만원이 선고받는 등 부하직원들만 처벌을 받았을 뿐 이들은 형사책임을 지지 않은 채 빠져나갔다.
검찰은 이번 수사에서 이들이 2014년 수사 당시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각종 증거를 은닉하고 변조해 제출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들을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