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첫 구속영장 유해용 전 고위법관…오늘 영장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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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대법원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기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2018.9.1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대법원 근무 시절 취급했던 사건을 수임하고 기밀 문건을 무단 반출한 의혹을 받는 대법원 선임·수석재판연구관 출신 유해용 변호사(52·사법연수원 19기)가 '사법농단' 사건 수사 대상 중 처음으로 구속 갈림길에 놓인다.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0일 오전 10시30분 유 변호사의 공무상비밀누설죄 등 혐의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의혹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18일 유 변호사를 상대로 공무상비밀누설, 직권남용, 절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공공기록물법 위반,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지난 6월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수사에 착수한 이후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은 유 변호사가 처음이다.

검찰은 유 변호사가 대법원에서 2014년 2월부터 선임재판연구관으로, 2016년 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는 수석재판연구관으로 재직하면서 박근혜 청와대가 관심 있을 만한 재판 관련 보고서 작성에 관여하고, 이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에 보고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한 유 변호사의 사무실에서 재판 검토 보고서, 판결문 초고 등 대법원 문건으로 의심되는 파일을 확인한 검찰은 유 변호사가 후배 재판연구관들로부터 받은 이같은 수 만 건의 파일을 무단 반출한 것으로 보고있다. 최근 검찰 조사를 받은 당시 재판연구관들은 이를 '송별 관행'이라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발견 당시 해당 문건에 대해 임의 제출을 요구했지만 유 변호사는 이를 거부, 증거인멸 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서약서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유 변호사는 검찰 수사로 인한 스트레스와 해당 문건이 공공기록물이 아니라는 법원의 판단 등을 들어 출력물은 파쇄하고 컴퓨터 하드디스크는 분해해 버렸다고 밝혔다.

유 변호사는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 재직 당시 접수됐던 S여대의 국유지 무단점유 관련 한국자산관리공사와의 변상금부과처분취소 소송 사건을 변호사 개업 후 수임해 변호사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그가 S여대 사건에서 대학 측 소송대리를 맡은 후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수차례 통화한 내역을 확보하고 최근 관계자를 비공개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대법원 심리 과정에서 이 사건이 전원합의체에 회부됐다 소부로 돌려진 것과 관련해서도 유 변호사가 개입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또한 퇴임 후 무단 반출한 대법원 파일 중에도 S여대 관련 자료가 포함됐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으나, 유 변호사는 자신이 대법원을 떠난 후 해당 사건 보고가 이뤄져 관여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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