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트럼프에 한 美일자리 100만개 약속 못지켜"

머니투데이

김수현 인턴기자

2017년 1월 9일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알리바바그룹 마윈 회장과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만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 회장이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미국 내 일자리 100만 개를 창출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했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악화된 양국관계를 배경으로 들었다.

마 회장은 19일(현지시각)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약속은 우호적인 미중관계와 합리적인 무역관계를 전제로 이뤄진 것"이라면서 "그러나 지금 이 전제가 무너져 약속을 지킬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은 전쟁에 쓰이는 무기가 아니라 평화를 이끌어야 하는 것"이라며 "건강한 미중 무역관계를 위해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월 마 회장은 대통령 공식 취임을 앞둔 트럼프와 만나 앞으로 5년간 미국 내 일자리 100만 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미국 소상공인과 농부들이 알리바바 플랫폼에서 중국을 상대로 제품을 팔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마윈은 미국과 중국을 사랑하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기업가 중 한 명"이라며 치켜세우기도 했다.

마 회장은 최근 공식석상에서 미중 무역전쟁의 부작용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18일 알리바바의 투자자 연례회의에서는 "미중 무역 마찰이 향후 20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단순한 무역전쟁이 아니라 미중 간의 우위 다툼이기 때문에 결국 모든 것이 엉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 회장의 미국 내 일자리 약속 철회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는 "고조되는 미중 무역갈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경제목표 달성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경고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