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살된 퓨마 호롱이, '박제' 안한다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18일 대전동물원에서 사육사 관리 부실로 탈출했다 이날 밤 사살된 퓨마 '호롱이'의 생전 모습./사진=온라인 커뮤니티

20일 오전 대전동물원 입구에 시민들이 사살된 퓨마(호롱이) 사진액자와 추모 내용이 담긴 포스트잇을 붙였다. 최근 대전동물원에서 탈출했다가 사살당한 퓨마에 대해 네티즌들이 안타까움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퓨마와 관련된 70개 이상의 청원이 올라왔다./사진=뉴스1

대전 동물원 '오월드'를 탈출했다 사살된 퓨마 '호롱이' 사체를 박제하는 방안이 검토됐다가 반발 여론에 밀려 결국 하지 않기로 결정됐다.

오월드를 운영하는 대전도시공사 동물관리팀 관계자는 20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국립중앙과학관에서 박제 관련 문의가 왔는데 안된다고 했다"며 "박제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8일 5시10분쯤 대전 동물원 '오월드'에서 퓨마 호롱이가 탈출했다. 사육사 부주의로 문이 잠겨 있지 않았다. 탈출한 퓨마는 8년생 암컷이었다. 몸무게는 약 60kg으로 성격은 온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8년간 갇혀 지낸 호롱이는 우리 밖으로 처음 뛰쳐 나왔다가 그날 밤 9시44분, 동물원 내를 배회하다 사살됐다. 유영균 대전도시공사 사장은 19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일몰 후 날이 어두워지고 원내에 숲이 울창해 더 이상 시간이 지체될 경우 시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상황에 따라 사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18일 대전동물원에서 사육사 관리 부실로 탈출했다 이날 밤 사살된 퓨마 '호롱이'의 생전 모습./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이후 사살한 것이 과했다는 지적이 나왔고, 사체를 박제까지 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비판 여론이 극에 달했다.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이 봇물을 이뤘고, 배우 임수정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박제라고요? 정말 너무합니다.. 제발, 이제 그만 자연으로 보내주세요. 부탁합니다"라고 청하기도 했다.

동물관리팀 관계자는 "추후 입장이 정리되면 퓨마는 적법한 절차에 의해 진행할 계획"이라며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