金값된 배춧값 몸값 높아진 포기김치…'대상-CJ' 김치전쟁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치솟은 배춧값에 포장 김치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1포기당 4523원이던 평균 배춧값이 30% 가량 올라 직접 김장 김치를 담궈 먹는 사람들보다 포장김치를 사 먹는 사람이 늘었다. 이런 가운데 김치 업계 1·2위 대상, CJ제일제당 비중이 80% 육박하는 등 양강 체제가 공고해지는 추세다.

20일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기준 배춧값은 5920원으로 전년(4523원) 대비 30% 가량 뛰었다. 이달 기준 최고값은 7500원이다.

김치 시장은 2분기에 지난 5년간 최고 매출액을 기록했다. 식품산업통계정보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2분기 김치 판매량은 559억3400만원을 기록했다. 2013년 2분기 368억4400만원 △2014년 2분기 339억300만원 △2015년 2분기 349억400만원 △2016년 2분기 406억4600만원 △2017년 2분기 482억8400만원 등 매년 증가세다.

업계 1위인 대상 '종가집'은 물량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대상은 자사 온라인몰 '정원e샵'에서 지난달 27일부터 포기김치 제품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상품권 구매를 할 수 있는 전화 구매도 막혀 있다.

대상 관계자는 "보통 6000통 이상 배추를 비축하는 게 일반적인데 폭염·폭우로 비축 물량이 소진됐고, 추석 이후 10월 초까도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여름철은 가을 김장 김치가 소진돼 물량이 몰리는 계절이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올해는 이례적으로 물량이 부족해 대상이 운영하는 인터넷몰과 상품권 등을 통한 제품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포장김치 2위 CJ제일제당도 일시적으로 'CJ온마트'에서 판매하는 비비고 갓김치 등 일부 품목이 품절됐다.

한편 포기김치 시장 수요가 늘면서 대상과 CJ제일제당 양강 체제가 공고해지고 있다. 2분기 양사 매출액 점유율은 80%를 넘었다. 닐슨코리아 매출액 집계결과 대상의 2분기 매출액은 273억5500만원, CJ제일제당은 183억4200만원을 기록했다. 양사 매출액 비중은 2016년 2분기 74%, 지난해 2분기 77%로 늘었다.

특히 CJ제일제당 '비비고 김치' 상승세가 무섭다. CJ제일제당은 2016년 2분기 전체 매출액 점유율 16%대에서 지난해 2분기 27%, 올해는 32%를 넘었다. 같은 기간 대상은 점유율 57%대에서 48%대로 비중이 줄었다.

양강 체제가 뚜렷해지면서 김치 시장 프로모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배춧값 상승으로 물량이 모자란데도 대형마트에서 끼워넣기, 할인 판매 등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김치업계 관계자는 "대상이 1위를 지키느냐, CJ제일제당이 간격을 어느 정도 좁히느냐 등 양사의 자존심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며 "양강 경쟁 구도가 불타오르는 상황에서 포기 김치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