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외면 받았던 '코리아세일페스타', 올해는 성공?

2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2018 코리아세일페스타 홍보 현수막이 걸려있다. 국내 최대 쇼핑 관광축제인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오는 28일부터 10월7일까지 열린다. 2018.9.20/사진=뉴스1

추석 연휴 직후인 오는 28일 정부가 주도하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가 개막한다. 정부는 개막 직전까지 홍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행사 기간과 예산이 대폭 줄어든 데다 기업들의 참여도가 낮아 올해 성공 여부도 미지수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8 코세페'는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열흘 간의 일정으로 열린다. 코세페는 2015년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로 시작했다. 이를 2016년 외국인 대상 '코리아그랜드세일'과 통합하면서 이름을 '코세페'로 바꿨다.


2016년엔 341개 업체가 참여했다. 정부 추산으로 그 해 9월29일부터 10월31일까지 33일간 열린 행사에 참여한 기업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5% 늘었다. 4분기 민간 소비 지출은 전년대비 0.27%포인트, 국내총생산(GDP)은 0.13%포인트 증가하는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매출액 증가 효과는 5.1%로 축소됐다. 2016년도 보다 11억원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참여 업체도 105개 많았지만 매출액 증가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 민간 소비 지출 역시 전년보다 0.13%포인트, GDP는 0.06%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일각에선 '관제 주도 할인행사'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나 중국의 '광군제' 행사의 경우 민간 유통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높은 수준의 할인율을 제시하는 만큼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높지만, 정부가 주도하는 코세페는 기업들이 참여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유통업체 자체 할인 행사와 차별점이 없다는 비판도 끊이질 않았다.


급기야 올해는 행사 기간이 기존 1개월에서 2주로 단축되고, 예산도 34억5000만원으로 대폭 깎였다. "규모를 줄이는 대신 임팩트(강력한 영향)를 주겠다"는 취지인데, 경제 효과도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참여업체 수부터 크게 쪼그라들었다. 지난 13일 기준 코세페에 참여를 신청한 업체는 231개다. 개막 까지 2주 정도 시간이 있어 최종 참여 업체 수는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지난해(446개)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정부는 개막일이 다가오면서 행사 관심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분주하다. 아이돌그룹 '샤이니'의 민호를 홍보모델로 위촉하고 각종 영상, 인쇄 매체를 통해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행사 개막 전날인 27일엔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엑소(EXO), 레드벨벳 등이 출연하는 케이팝(K-pop) 전야제도 연다. 살 만한 제품이 없다는 비판을 의식해 높은 할인율을 내세운 '킬러아이템'도 선정했다. 삼성전자의 건조기, LG전자의 올레드 TV 등이 할인 대상에 포함됐다.

한편 산업부는 내년까지 코세페 행사를 진행한 뒤 관계 부처와 함께 사업 평가를 거쳐 민간 주도 행사로 전환할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정부 내에서도 대형 유통행사가 민간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관련 예산도 점차 줄여나가고 있다.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더 적은 20억원대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부 사업은 5년을 주기로 평가를 받는다"며 "내년 행사까지 5년간의 사업 성과 등을 확인한 뒤 이후 행사 존속 여부와 개최 방안 등을 다시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