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업이 투자한 곳은 어디? 신종자본증권도 챙겨야

기업이라고 해서 물건을 만들고 파는 일만 하지 않는다. 기업 내 잉여자금으로 타 법인에 투자,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영업활동뿐만 아니라 타 법인에 대한 투자와 계열사 지원 등 재무활동 역시 기업의 가치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일부 기업은 '본업이 투자이고 부업이 사업'이라고 할 정도로 타 법인에 대한 투자로 쏠쏠한 재미를 보기도 한다.


반대로 계열사를 포함한 특수관계자에 대한 투자 혹은 거래가 과도한 기업의 경우 재무건전성에 적신호가 될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할 포인트 중 하나다. 아울러 새로운 금융기법을 통한 자금조달이 가능해져 자본과 부채를 해석하는 법 역시 정교해야 한다고 금융당국은 조언했다.

코스피 상장사 A사의 관계기업 및 공동기업 투자 내역.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내가 투자한 기업은 어디에 투자했을까, 특수관계자와는 무슨 거래를? = 기업은 타 기업에 투자하면서 본업 외 추가 수익과 현금창출을 노릴 수 있는 동시에 피투자기업 재무상황과 관련한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재무제표 공시를 통해 경영 참여 혹은 단순 투자같이 투자 성격에 따른 회계처리 항목을 살피고, 그에 따른 영향을 파악해야 한다고 금융감독원은 설명했다. 투자대상 기업이 적자를 기록하거나 자본잠식상태에 있을 경우 투자를 통한 수익창출보단 소실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하는 식이다.

최대주주, 자회사 등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약정 등은 기업의 재무상태와 순손익에 영향을 미친다.


주석 내 특수관계자 거래 항목에는 거래금액과 채권·채무잔액, 약정조건, 대손충당금 등 재무정보가 포함돼있는 만큼 특수관계자 거래가 많은 기업은 주의가 각별히 요구된다. 특히 특수관계자에 대한 부당지원은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뿐만 아니라 민형사상 외부 위험요소이기도 해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코스피 상장사 A사의 신종자본증권 발행내역. 만기일과 이자율 등 확인이 가능하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본인데 갚아야 된다? 자본 구성을 살피세요 = 최근 들어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자본을 조달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신종자본 증권은 발행사가 원리금 상환을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갖고 있어 조건 충족 시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지만 본질은 회사채인 만큼 추후 부채가 될 수 있다. 즉 원리금 만기 시점과 상환연장 여부에 따라 자본이 감소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투자 시 염두에 둬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더라고 상환가능성 등 부채의 특성을 함께 보유하고 있다"며 "자본의 질적 구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을 운영하다 보면 소송에 휘말리는 등 돌발상황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재무제표상 우발부채 주석에는 소송 보증과 관련해 발생하는 영향을 추정할 수 없는 비용을 표시한다. 재무제표상 부채로는 잡히지 않지만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지급해야 하는 비용이 있을 수 있는 만큼 돌발성 악재를 미리 판단해야 한다고 금감원은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