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VR '가상현실' 시대, 韓 디스플레이가 연다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의 주역 중 하나로 꼽히는 VR(가상현실)·AR(증강현실)의 본격화를 주도하고 있다. 가상·증강현실도 결국은 시각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디스플레이라는 점에서, 미래 산업 주도권을 놓고 디스플레이 업계의 첨단 기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가상 환경을 체험하는 VR기기는 양쪽 눈의 시차를 활용해 입체감과 원근감을 표현하는 기술을 활용한다. 보다 실감 나는 영상과 이미지 감상을 위해서는 고화질, 고해상도 디스플레이가 필수적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5월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SID 디스플레이 위크 2018'에서 VR헤드셋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선보였다. 이 패널은 현재 상용화된 VR 디스플레이보다 픽셀이 3배 더 많은 18메가 픽셀(1443ppi(인치 당 픽셀수))의 4.3형 고해상도 OLED 디스플레이다.

이 패널은 세계 최초로 주사율을 120Hz까지 높였다. 초당 120회의 화면 주사(1초당 120장의 화면을 보여줌)를 구현한 것으로, 화면주사율이 높으면 화면이 더욱 부드럽게 전환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영상을 제공한다. 기존의 보편적인 LCD와 OLED의 주사율은 각각 60Hz, 90Hz 수준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5월 서강대학교와 공동으로 세계 최초로 AI(인공지능) 기반 VR용 신기술도 개발했다. 기존의 VR에서 나타나는 '시간지연'과 '잔영'을 최대 5배 이상 줄여 어지러움증과 멀미 현상을 극복하는 기술이다.


이에 대해 LG디스플레이는 "이번에 공동 개발한 기술은 저해상도 영상을 초고해상도 영상으로 생성하는 알고리즘을 활용하고 딥러닝 기술을 더했다"며 "고가의 GPU(그래픽처리장치) 없이 내부 메모리만으로도 기존의 고부하 연산 과정과 고해상도 구현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SID 2018’에서 공개한 삼성디스플레이 VR기기용 고해상도 OLED /사진=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

삼성디스플레이도 '디스플레이 위크 2018'에서 VR기기용 고해상도 OLED 디스플레이를 공개했다. 2.43형 OLED 디스플레이(1200ppi) 2개로 제작된 이 VR기기의 해상도는 3840x2160에 달한다. 이는 일반적인 프리미엄 스마트폰 해상도의 2배 수준으로, 모기장 현상(해상도가 낮은 화면을 볼 때 픽셀이 보이는 현상) 없이 선명하고 생생한 VR화면을 즐길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OLED는 LCD 대비 응답속도가 빨라, VR제품을 오래 사용 시 나타나는 어지러움 현상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이에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HTC의 바이브, 소니 플레이스테이션VR 등에 채택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증강현실과 3D를 접목한 'AR 라이트 필드(Light Filed)' 디스플레이도 선보였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AR 게임 속 가상의 캐릭터나 공간을 별도의 안경 없이 완벽한 입체 이미지로 표현할 수 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IDC는 VR시장이 2016년 1000만대 수준에서 2021년 9900만대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