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협상 또 실패…'노 딜' 가능성 커졌다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영국과 유럽연합(EU)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 담판이 결국 돌파구 마련에 실패했다. 아일랜드 국경 등 쟁점을 두고 양측이 팽팽히 맞서면서 아무런 준비 없이 영국이 떨어져 나가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 가능성이 커졌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19~20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이틀간 열린 EU 정상회담은 브렉세트 협상 관련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마무리됐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자신의 브렉시트 청사진을 거부하고 합의할 시간이 얼마 없다며 압박에 나서자 협상 교착상태를 돌파할 새로운 대안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메이 총리가 제안한 소프트 브렉시트 방안을 EU가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메이 총리는 지난 7월 영국이 EU 탈퇴 이후에도 공산품과 농산품 등에 EU와 같은 상품 규제 체제(common rulebook)를 유지하고 관세동맹에 남는다는 소프트 브렉시트 방안인 '체커스 계획'을 발표했다. 총리의 별장용 관저인 체커스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그러나 EU는 "유리한 것만 취하려는 것이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협상에 가장 큰 걸림돌은 EU 소속이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 사이의 국경 문제다. EU는 브렉시트 이후에도 북아일랜드를 관세동맹 및 단일시장 아래 두고, 국경도 통제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영국은 "사실상 북아일랜드를 EU에 뺏기는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 EU가 새롭게 어떤 관계를 맺을지도 쟁점이다.

EU 정상들은 영국이 더 많은 양보를 한다면 오는 11월 특별 정상회의를 열어 브렉시트 협상에 서명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내 강경 보수파를 설득해야 하는 메이 총리도 쉽사리 태도를 바꾸지 못하고 있다.

메이 총리는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면서 "합의에 대한 의지는 있다고 믿지만, 누구도 의심하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가 '노 딜(no deal) 브렉시트'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경고했다.

노 딜 브렉시트란 무역이나 인적 교류 등에 대해 아무런 협의 없이 브렉시트가 이뤄지는 것으로, 양측 모두 극심한 혼란에 빠질 수 있다. 만약 EU가 영국을 배려하지 않으면, 양측 모두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는 '노 딜' 방안을 선택할 수 있다는 위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