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中과 주교임명 합의…국교 복원 ‘성큼’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교황청(바티칸)과 중국이 중국 천주교 주교 임명 문제에 대해 잠정 합의하면서, 수십 년 만에 국교를 복원할 가능성이 커졌다. 바티칸이 중국과 화해한 배경에는 인구 대국인 중국에서 선교를 확대하려는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티칸과 중국은 22일(현지시간) 오랜 현안이었던 중국의 주교 임명권 문제에 대해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사실상 임명하는 주교를 바티칸이 인정하기로 한 것.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중국 공산당은 정부의 통제를 받는 공인교회를 운영하며 독자적으로 주교를 임명해왔다. 주교 임명은 교황의 고유 권한이라는 바티칸은 1951년 중국과 국교를 단절했으며, 중국이 임명한 주교도 인정하지 않았다. 중국은 바티칸의 주교 임명을 내정 간섭이라고 반발했다.

중국 교회는 결국 공인교회와 교황에 충성을 맹세하는 지하교회로 분열됐다. 이번에 바티칸이 중국 공인교회 주교를 인정하기로 한 것은 인구 대국인 중국에서 신자를 늘리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중국에는 지하교회를 포함해 약 1000만명의 가톨릭 신자가 있으나, 인구에 비하면 신자가 많은 편은 아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아시아 중시 성향도 영향을 끼쳤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6세기 중국과 일본 등에서 선교활동을 한 예수회 출신으로 2013년 부임 후 ‘아시아 중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금까지 스리랑카, 필리핀, 미얀마, 방글라데시 등을 방문했다. 전임 베네딕토 16세가 8년의 재위 중 한 번도 아시아를 찾지 않은 것과 대비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80세가 넘는 고령임에도 중국 방문에 의욕적이다. 역대 교황 가운데 중국을 방문한 사람은 아직 없다.

교황에 충성을 맹세한 지하교회에 대한 중국 정부의 압력을 완화하려는 의도도 있다. 중국 정부는 지하교회 활동을 감시하고 신자의 구속과 예배소 예배소 폐쇄 등 탄압하고 있다. 이번 합의로 중국 정부는 천주교의 지하교회 활동을 사실상 관리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일각에서 바티칸이 중국에 고개를 숙였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으며, 미국 칠레 등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성직자의 성적 학대 문제와 더불어 프란치스코 교황에 역풍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바티칸, 中과 주교임명 합의…국교 복원 ‘성큼’

중국 천주교 신자 1000만명…중 정부 사실상 지하교회 관리 가능해져

머니투데이 주요뉴스

실시간 급상승

베스트클릭

MT리포트

이슈패키지

최신뉴스

오늘의 꿀팁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

스타일M

더리더

PADO

스타뉴스

IZE

the300

유니콘팩토리

티타임즈

the L

포토 /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