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수용자 의료처우 열악…男 병실 수 4.3%에 불과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뉴스1

교도소와 구치소 등 교정시설에서 여성 수용자를 배려한 의료시설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31일 기준 전국 52개의 교정시설 중 여자수용자 병실을 1개 이상 보유한 교정시설은 16개로 전체의 30.8%에 불과했다.


여성 수용자가 있지만 여성 수용자 병실이 아예 없는 교정시설도 23개에 달했다. 특히 대전교도소는 여자 수용자가 122명인데 병실은 단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실이 있더라도 그 수가 남자 수용자 병실 수의 4.3%에 그쳤다. 이는 여자수용자(3864명)가 전체 수용인원(5만4901명)의 7.0%에 비하면 적은 숫자다.

교정시설의 전체 의료 인력 정원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교정시설의 의사 정원은 116명인데, 현원은 94명으로 81.0%에 불과하다. 간호사도 부족하다. '경북북부2교도소'에는 의사가 아예 없고, '장흥교도소'와 '해남교도소'에는 간호사가 단 한 명도 없었다. 특히 '서울동부구치소'는 의사 13명이 정원이지만 현원은 6명으로 정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의사가 부족해 1인당 진료건수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의사 1인당 1일 평균 진료건수가 2013년 151명에서 2017년 226명으로 49.7% 늘었다. 하루 8시간 진료를 한다고 가정하면, 지난해 기준 진료시간은 환자 1인당 2분이었다.


전문의도 부족한 실정이다. 교정시설 수용자 중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3641명인데, 정신과 의사는 3명에 불과하다. 정상적인 진료가 불가능한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교도소와 '정기적 진료계약'을 맺고 출장진료를 해 온 의사에게 정신수용질환자들을 직접 진찰하지 않고 교도관의 대리처방과 이전 처방 참고만으로 환자들에게 약물을 조제·교부한 것에 대해 의료법 위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백 의원은 "교정시설 수용자에 대한 의료처우가 전반적으로 열악하다"며 "법무부가 수용자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최저기준을 마련하고, 인력과 시설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교정시설마다 전문 의료 인력을 완벽하게 배치하는 한계를 감안하면 외부 의료시설 이송진료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