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갈등, 무역 넘어 '군사' 분야로 커진다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무역을 넘어 군사 분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미국이 먼저 중국 군부를 제재하고 대만에 무기 판매까지 하자, 중국은 강력히 반발하며 맞대응 하고 있다. 양국이 '관세 폭탄'을 주고받고 무역 대화도 중단한 상황에서, 군사적 긴장까지 고조되면서 관계가 더욱 꼬이는 모양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정부가 최근 미 해군 소속 와스프급 강습상륙함의 다음 달 홍콩항 방문 요청을 거부했다고 25일(현지시간) 양국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 해군 주력 강습상륙함인 와스프급은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B를 탑재할 수 있어 항공모함의 대용으로 사용된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최근 미국이 중국 군부를 제재한 지 얼마 안 돼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최근 중국 인민해방군 장비발전부와 책임자인 리상푸 부장을 제재했다. 이들은 러시아로부터 지난해와 올해 각각 수호이(Su)-35 전투기 10대와 '러시아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불리는 방공시스템 S-400을 사들이는 업무를 담당했다.

미국의 제재에 중국은 지난 22일 주중국 미국대사와 무관을 불러 강력히 항의했다. 또한 최근 미국에서 군사 관련 세미나에 참석 중이던 선진룽(沈金龍) 해군 사령관을 즉각 소환한 데 이어 25~27일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던 중국과 미국의 합동참모부 대화도 취소했다.

중국의 반발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대중 군사 압박을 더하고 있다. 지난 25일 대만에 F-16 전투기가 포함된 군용기 예비부품을 대만에 판매할 수 있도록 승인한 것. 규모는 약 3억3000만달러(약 3685억원) 정도다.

미 국방부는 "이번 군수품 거래가 아시아 지역 내 군사적 균형을 흔드는 것이 아니다"고 했지만, 중국은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겅솽 중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는 중국과 미국의 여러 중요한 분야에서의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NYT는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양국 관계를 올바른 궤도로 유지하겠다고 약속한 지 불과 3개월 뒤에 양국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무역전쟁이 중국에 대한 미국의 다른 여러 걱정과 맞물리며 양국 관계가 급속히 트랙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