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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음 속, 10가지 화(火)가 있다[남기자의 체헐리즘]

화난 얼굴, 찍어서 보니 '표정 바꾸자' 생각…매일 기록하고 애 돌보듯 달래기, 습관적 화(火) 줄어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입력 : 2018.09.29 06:15|조회 : 13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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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수습기자 때 휠체어를 타고 서울시내를 다녀본 적이 있습니다. 장애인들 심정을 알고 싶었습니다. 그러자 생전 보이지 않던, 불편한 세상이 처음 펼쳐졌습니다. 뭐든 직접 해보니 다르더군요. 그래서 체험하고 깨닫고 알리는 기획 기사를 매주 써보기로 했습니다. 이름은 '체헐리즘' 입니다. 제가 만든 말입니다. 체험과 저널리즘(journalism)을 하나로 합쳐 봤습니다. 사서 고생한단 마음으로 현장 곳곳을 몸소 누비고 다니겠습니다. 깊숙한 이면의 진실을 전달하겠습니다. 소외된 곳에 따뜻한 관심을 불어넣겠습니다.
동네 정자에 앉은 기자. 새소리를 벗삼아 심호흡을 하며 마음 속 화(火)를 다스리고 있다. 반(反)가부좌는 '명상 느낌'을 살리기 위해 사진만 찍고 바로 풀었다. 다리가 저렸다./사진=남형도 기자 아내
동네 정자에 앉은 기자. 새소리를 벗삼아 심호흡을 하며 마음 속 화(火)를 다스리고 있다. 반(反)가부좌는 '명상 느낌'을 살리기 위해 사진만 찍고 바로 풀었다. 다리가 저렸다./사진=남형도 기자 아내
당신의 마음 속, 10가지 화(火)가 있다[남기자의 체헐리즘]
"아, 저 XX가 칼치기(자동차 사이를 빠르게 통과해 추월하는 불법 주행)하네. 개념 없는 XX."


평화로운 주말, 차를 타고 백화점 가는 길이었다. 차량 한 대가 깜빡이도 안 켜고 불쑥 꼈다. 브레이크를 1초만 늦췄어도 박을 뻔 했다. 순간 오장육부서 끓어 오른 화(火)가 입 밖으로 튀어 나왔다. 경적도 빵빵 울렸다. 그래도 기분이 쉬 나아지지 않았다. 잘못한 차는 휙 떠났다. 불편함은 아내와 내 몫이었다. 무거워진 공기가 우리 사이에, 계속해 머물러 있었다.

그 때 아내가 조심스레 말했다. "요즘 부쩍 화가 많아진 것 같아. 운전하면 예민해지는 건 당연히 이해하지만." 순간 정신이 번쩍 들어 대답했다. "그러게, 화내봐야 내 손해인데. 자제할게." 그리고 약 5분 뒤, 좌회전 차선에 얌체 같이 낀 차량에 또 화를 냈다. "하, 나 참. 미안하단 비상등도 안 켜네. 얼굴 안 봐도 어떤 인생인지 알만하네."

순간 불과 5분 전에 한 말이 생각났다. 아내 얼굴을 보곤 겸연쩍었다. 굳게 다짐했건만, 생각지도 못한 새 화가 불쑥 나왔다. 마음대로 잘 안 됐다. '습관'이 됐단 생각도 들었다. 돌이켜 보니 별 것 아닌 일에도 화가 났었다. 음식 늦게 나온다고, 엘리베이터 안 온다고, 버스가 방금 갔다고, 월급서 세금 많이 뗀다고, 너무 배고프다고.

화는 사회적으로 반복되는 '단골 화두'기도 하다. 사회 문제와 뗄 수 없는 짝꿍이다. 대다수 사건이 '분노 범죄'다. 올해 군산에선 외상값 10만원 때문에 홧김에 방화해 3명이 숨지기도 했다. 한국공안행정학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폭력사범 36만6000여명 중 40%가 스트레스 및 분노조절 실패로 범행을 저질렀다.

먼데서 찾을 것도 없다. 주위도 마찬가지다. '화병(火病)' 환자가 2016년 기준 846명(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2011년보다 2배 넘게 늘었다. 추석이 지난지 얼마 안된 지금도, 많은 이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화에 가득차 있을 것이다.

그래서 생전 처음으로 '마음 속 화'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그래도 실체를 자세히 알고 나면 다스릴 수 있게 되리라 믿으면서.



후회도, 인색함도 화(火)였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지피지기 백전백승(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 백번 이긴다). 우선 화를 제대로 아는 게 필요했다.

그동안 단순히 '분노 상태'만 화내는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녔다.

스리랑카 불교 지도자 알루보물레 스마나사라가 쓴 책 '화를 다스리면 인생이 변한다'에선 화의 종류가 무려 10가지나 된다고 했다.

기본적인 화, 격노, 원망 정도는 화라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경시·경쟁·질투·반항심 등도 화라고 했다. 인색함후회 감정도 화인 줄은 몰랐다.

경시(마카)는 직역하면 '지운다'는 의미다. 사람의 좋은 점을 없었던 것으로 하기 때문에 화로 분류된다. 어디 결점은 없을까 찾고, 나쁜 점을 못 찾으면 화를 낸다. 경쟁(팔라사)은 싸우고 상대를 무찌르려는, 화의 기본 속성과 닮았다. 싸우는 것이 도를 넘은 단계다. 말과 행동으로 무조건 계속 이기려 하고, 아무리 상대를 공격해도 성에 안 찬다.

질투(이사)는 본래 화의 상태다. 상대의 좋은 점만 보고 '왜 나한테는 없지'하고 자신에게 향하는 것이다. 반항심(두바카)은 자기 방식으로만 살아가야지 하고, 다른 사람 말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인색함(마차리야)은 손해를 보고 타인이 즐거워 하는 게 싫은 기분이다. 내가 고생해서 산 TV를 이웃이 와서 재밌게 본다 했을 때, 꼴보기 싫은 것 등이다. 후회(쿠쿠카)는 한 일과 하지 않은 일에 대해 망상해 기분이 나빠지는 것이다. 과거에 머물러 있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둘다 화의 종류라 했다.

그렇게 따지니, 일상에서 상당히 화를 많이 내고 있었다. 마음을 이렇게나 몰랐다. 하나씩 들여다 볼 필요가 있었다. 약 2주 동안(18일~28일) 화를 낼 때마다 기록하기로 했다.



화(火)낸 걸 적으니, 하루에 무려 11번




24일 오전 11시쯤 주차장이 된 올림픽대로. 꽉 막힌 도로에 배고픔까지 겹쳐 화가 났다. 엑셀과 브레이크를 깔짝대며 번갈아 밟았다.하늘을 날아가고 싶었다./사진=남형도 기자<br />
24일 오전 11시쯤 주차장이 된 올림픽대로. 꽉 막힌 도로에 배고픔까지 겹쳐 화가 났다. 엑셀과 브레이크를 깔짝대며 번갈아 밟았다.하늘을 날아가고 싶었다./사진=남형도 기자

18일은 '연차'였다. 쉬는 날이라 늦게까지 꿀잠을 자려 했다. 오전 7시, 윗집에서 '쿵쾅쿵쾅' 사운드가 상큼하게 울렸다. '드르륵, 끼이익' 피처링도 들어갔다. 눈이 번쩍 떠졌다. 층간소음에 이미 몇 차례 항의도 했지만, 잘 안 고쳐졌다. '아, 아침부터 미친 거 아냐'하며 열불이 났다. 첫 번째 였다.

정기 검사를 받는 게 있어 병원에 갔다. 예약 시간이 10시40분인데, 1시간이나 기다렸다. 환자가 밀렸다고 했다. 어땠을까. 당연히 가 났다. 진료를 마치고 병원에 갔다. 약국에 처방전 내고 기다렸다. 30분이 되도록 약을 안 줬다. '왜 이렇게 안 나오냐' 했더니, 그제야 기계 이상이라고 했다. 말 안했음 계속 기다릴 뻔 했다. 또 가 났다.

집에 오니 역시 윗집이 실망시키지 않았다. 오후 3시, 물건을 쿵쿵 치고 내려놓는 요란한 청소 소리가 들렸다. 거의 하루에 한 번씩 했다. 업소용 청소기를 쓰는듯, 소리가 엄청 컸다. 국내 미세먼지 문제는 저 청소기로 해결하면 될 것 같았다.

오후 5시30분, 아내를 데리러 갔다. 왕복 20km 정도를 달리는 동안, 도로에서만 를 다섯 번 냈다. 막혀서 한 번, 깜빡이 켜고 들어가는데 뒷차가 빵빵거려 한 번, 얌체 끼어들기에 두 번,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 오토바이에 한 번.

오후 7시, 저녁 먹으며 아내와 얘기하다 누구네 집값이 많이 올랐단 얘길 들었다. '우리 집이 훨씬 더 좋은데?' 하면서도 질투심이 일었다. 였다. 밤 11시쯤 자기 전, '오늘 왜 이렇게 화를 많이 냈나' 자책하며 후회했다. 이 또한 였다.
화낼 때마다 기록을 해봤다. 내면의 화(火)가 많다는 걸 객관화 시켜 볼 수 있어 좋았다.화가 날 때 글씨를 쓰니 다소 엉망이 됐다. 원래는 더 잘 쓴다./사진=남형도 기자
화낼 때마다 기록을 해봤다. 내면의 화(火)가 많다는 걸 객관화 시켜 볼 수 있어 좋았다.화가 날 때 글씨를 쓰니 다소 엉망이 됐다. 원래는 더 잘 쓴다./사진=남형도 기자

화낼 때마다 써놓은 노트를 봤다. 다 세보니 총 11번이었다. 정도 차이는 있었지만, 한 주간(18일~23일) 하루 평균 10번씩 화를 냈다. 그저 만성화 돼 몰랐던 것 뿐이었다.

매일 적으니 차츰 화를 인지할 수 있게 됐다. 그렇다고 안 내는 건 아녔다. 잘 멈춰지지 않았다.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흉측하게 일그러진 얼굴, 심장박동 100회 '훌쩍'



늘 익숙했던 화를 조금 낯설게, 그리고 객관적으로 보고 싶었다. 신체 변화를 살펴보기로 했다.

심장이 가장 민감할 터. 19일 휴대용 심전도기를 빌려 몸에 부착해 측정해 봤다. 평상시 맥박수는 평균 70~75회 정도였다. 화를 내니 심장 박동이 커지고, 빨라졌다. 화낼 때 맥박을 재보니 평균 100회가 넘어갔다. 심할 땐 120회 가까이 됐다. 빠르게 뛸 때와 유사한 수준이었다.

빠르게 반복되는 심전도 파동을 눈으로 직접 보니, 화를 내는 게 여실히 느껴졌다. 긴장이 돼 자제하게 됐다.

또 화낼 때 어떤 모습일지도 궁금했다. 상대방이 화내는 건 봤어도, 화내는 내 모습을 본 적은 없었다. 제3자의 눈으로 보고 싶었다. 그래서 아내에게 화내는 걸 동영상으로 찍어달라 했다. 그리고 모니터링 해봤다.

다소 놀랐다. 표정이 흉하게 일그러졌다. 동공이 커지고, 콧구멍이 벌렁 거리고, 미간에 주름이 생겼다. 못생긴 얼굴이 더 못생기게 보였다.

이 모습을 기억하고 싶어, 스마트폰 바탕화면에 뒀다. 그렇게 하니 화낼 때마다 '흉측한 내 모습'이 즉각 떠올랐다. 상대방은 이 얼굴을 보고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표정을 바꿔야지 맘 먹게 됐다.

화내는 소리도 들어봤다. 객관적으로 들으니 또 달랐다. 날선 목소리와 짜증이 낯설고 싫었다. 지금껏 몇 명에게 이 소리를 들려줬던 걸까.



'화내야 풀린다'는 잘못, 화낼 수록 뿌리 단단해져




화가 난다고 바로바로 발산하는 건 부작용이 많다고 했다. 화의 에너지를 내보내는 것일 뿐, 뿌리를 없애진 못하기 때문이다./사진=픽사베이
화가 난다고 바로바로 발산하는 건 부작용이 많다고 했다. 화의 에너지를 내보내는 것일 뿐, 뿌리를 없애진 못하기 때문이다./사진=픽사베이
그럼 화를 대체 어떻게 해야할까. '화를 표출하지 않으면 홧병 생긴다'고 듣기도 했었다. 화를 정당화 하는 말이었다.

이는 잘못이란 걸 알게 됐다. 지구촌 '영적 스승'이라 불리는 틱낫한 스님은 저서 '화에 휩쓸리지 않는 연습'에서 "화의 발산이 심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르면 일부 심리 치료사들은 화날 때 밖으로 드러내라고 한다. 소리를 지르거나, 몽둥이로 타이어를 내리치거나, 베개를 주먹으로 내리치라는 것. 이들은 이런 행동이 화의 에너지를 없애는 것이라 한다.

하지만 틱낫한 스님은 이와 관련해 "일시적으로 시원한 기분은 주겠지만, 고통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했다. 화를 표현하면 30분도 안돼 완전히 지치는데, 이를 화가 사라진 걸로 착각한다는 것이다. 틱낫한 스님은 "화를 표출하면 에너지를 내보낼 뿐, 뿌리는 그대로 있다"며 "오히려 화의 씨앗이 하루하루 자라게 되고 뿌리가 튼튼해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층간 흡연 때문에 화가 났던 21일, 화를 표출해 봤다. 최근 계속해서 담배 피는 누군가 때문에 화가 난 참이었다. 창 밖에다 대고 '담배 피지 맙시다'하고 소릴 질렀다. 베개도 마구 쳐봤다. 처음엔 개운한듯 했지만, 맥이 빠졌다. 기분이 별로 좋잖았다.



마음 속 아이 돌보듯, 화(火)를 감싸안다




화가 나는 걸 느끼는 순간, 아이처럼 잘 돌봐야겠다는 마음으로 끌어 안는 게 중요하다. 이를 사진으로 표현해 봤다. 왠지 느끼는 것처럼 보인다./사진=남형도 기자
화가 나는 걸 느끼는 순간, 아이처럼 잘 돌봐야겠다는 마음으로 끌어 안는 게 중요하다. 이를 사진으로 표현해 봤다. 왠지 느끼는 것처럼 보인다./사진=남형도 기자

화를 표출하거나 억누르지 않고, 힘껏 끌어안아야 한다고 했다. '화야, 네가 거기 있다는 걸 알고 있어. 내가 잘 돌봐줄게. 걱정하지마'란 느낌이다.

구체적으로 화가 차오르면 일단 하고 있는 일을 내려놓아야 한다. 마음으로 돌아가 아기 돌보듯, 화를 잠재우는 것. 5분, 10분씩 뭐가 화나고 고통스러운지, 잘 들어준단 마음으로 돌본다.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미소를 짓는다. 그러면 평온을 되찾는다. 매일 이 같은 훈련을 하는 게 좋다고 했다.

20일 오전 만원 지하철에서 이 방법을 써봤다. 한 남성이 어깨를 확 치고 사과도 없이 후다닥 내렸다. 순간 화가 올라왔다. 음악 듣던 걸 멈추고, 눈을 감고 화난 마음을 들여다 봤다. '아까 그 XX 어딨어'라 말 거는, 화난 마음이 느껴졌다. '그랬구나, 괜찮아, 충분히 들어줄게'하며 심호흡을 했다. 숨이 코끝을 오가는 걸 느꼈다. 한 10분 정도 지나자, 마음이 차분해졌다.

지인으로 인해 화날 땐 어떻게 할까. 틱낫한 스님은 "당신 때문에 화가 났고, 그래서 고통스럽다고 고백해야 한다"고 했다. 단,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말해야 한다. 하루 이상 담아둬선 안되고, 24시간 내 화가 안 풀리면 편지로 전한다.

상대방에게 화나게 했다고 똑같이 화내면, 쌍방 고통이 증가한다. 그 사람 또한 날 더욱 아프게 해 위안을 얻으려 할 것이기 때문. 틱낫한 스님은 "불났을 때 할 일은 불지른 사람 쫓아갈 게 아니라 불을 끄는 것"이라고 했다.
틱낫한 스님이 알려주는 '마음 안정 명상법'을 시전 중인 기자.(자는 것 아님) 방바닥이나 침대에 등을 대고 편안하게 누운 뒤, 눈을 감고 심호흡을 했다. 마음이 편안해진다. 실제 잠에 빠져들기도 한다. 이중턱은 안 보이게 블러 처리했다./사진=남형도 기자 아내
틱낫한 스님이 알려주는 '마음 안정 명상법'을 시전 중인 기자.(자는 것 아님) 방바닥이나 침대에 등을 대고 편안하게 누운 뒤, 눈을 감고 심호흡을 했다. 마음이 편안해진다. 실제 잠에 빠져들기도 한다. 이중턱은 안 보이게 블러 처리했다./사진=남형도 기자 아내

그리고 그가 알려준 '마음 안정 명상법'을 매일 해봤다. 방바닥이나 침대에 등을 대고 편안하게 누웠다.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며 몸 전체에 의식을 집중했다. 숨을 내쉬며 이완하고 긴장을 풀며 걱정을 내려 놓았다. 두 발, 두 다리, 두 손, 두 팔, 두 어깨, 심장, 위장, 두 손을 자각하며 사랑의 마음을 전하고 미소를 지었다. 천천히 기지개를 켜며 명상을 마무리 했다. 마음이 차분해지는 걸 느꼈다.

2주간 화를 살펴보고 다스려보니, 첫째주(하루 평균 10회)보단 둘째주(하루 평균 4회)에 화가 확연히 줄었다. 지금은 화를 부르는 소비에도 신경쓰고 있다. 먹는 것, 보고 듣는 것이 화와 연관이 크다고 했다. 아내와도 무엇을 먹고 마실건지, 뭘 보고 대화할 것인지 같이 얘기 중이다.

이 기사를 쓰는 동안에도 시끄러운 광화문 광장 소음 때문에 화가 한 번 났다. 실소가 터졌다. 화는 원하든 원치 않든, 살면서 함께할 수 밖에 없단 생각이 들었다. 그게 당연한 이치다.

그럴 바엔 잘 지내잔 생각이 들었다. 이게 결론이다. 때론 아이처럼 토닥이고, 친구처럼 얘길 들어주자, 잘 돌보는 것이다. 기사를 쓰다 키보드에서 손을 뗐다. 눈을 감고 마음을 들여다 봤다. 잔뜩 짜증난 마음이 있었다. 천천히 심호흡 하며 다스렸다. 아직 완전치는 않다. 그래도 확실히 전보다 나아진 걸 느꼈다.

남형도
남형도 human@mt.co.kr

쓰레기를 치우는 아주머니께서 쓰레기통에 앉아 쉬시는 걸 보고 기자가 됐습니다. 시선에서 소외된 곳을 크게 떠들어 작은 변화라도 만들겠다면서요. 8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마음 간직하려 노력합니다. 좋은 제보 언제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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