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잔치…"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 시큰둥한 소상공인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코리아세일페스타(Korea Sale FESTA) 2018' 첫날인 28일 서울 명동거리에 세일 안내 문구가 붙어 있다./사진=뉴스1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28일 개막했지만 소상공인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백화점 등으로만 쏠려 효과를 누리기가 어려워서다. 정부는 올해부터 프랜차이즈 매장을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 참여시키는 등 소상공인 낙수효과를 유도했지만 소상공인들이 체감하는 효과는 미미하다는 반응이다.


올해 코리아 세일 페스타는 오늘(28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열흘간 진행된다.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이에 맞춰 평균 2~30%의 할인판매를 계획했다. 특히 백화점들은 가을 정기세일과 더해 최대 80% 할인판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를 통해 지난해 참여기업의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5.1% 증가하는 등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백화점처럼 큰 폭의 할인을 감행할 수 없는 소상공인들에게 코리아 세일 페스타는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들의 반응을 종합하면 코리아 세일 페스타의 효과가 소상공인에게까지 내려오지 않는다"며 "소비자들이 파격할인을 진행하는 백화점·대형 쇼핑몰로 몰리고 그 안에서 모두 소비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동대문 의류업계는 이같은 부작용을 우려해 자체적인 할인행사와 문화공연을 선행했다. 동대문 의류업계 관계자는 "동대문 쇼핑몰은 프리마켓, 할인 등의 행사를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진행되기 이전인 추석 전에 진행했다"며 "백화점과의 직접경쟁을 피하기 위한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외식업계 관계자도 "지난해를 생각해보면 코리아 세일 페스타와 우리 같은 소상공인의 매출은 크게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소상공인 소외'를 막기 위해 올해부터 40여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2000여개 매장을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 참여시키는 등 소상공인을 위한 혜택을 늘렸다. 아울러 문화행사도 확대해 자연스러운 소상공인 매출 진작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획했다.


하지만 40여 종의 프랜차이즈 브랜드 참여로는 큰 효과를 누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 발표한 프랜차이즈 업종 지도에 따르면 한식·치킨·분식·주점·카페 등 소상공인 대표 5개 업종 프랜차이즈 개수는 2671개다. 행사에 참여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전체의 1%도 안 되는 셈이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의 소상공인 참여 지원 예산도 지난해보다 줄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올해 코리아 세일 페스타의 소상공인 참여 지원 예산은 13억원으로 지난해 27억7800만원 대비 46% 수준에 그쳤다. 산자부 관계자는 "전통시장 지원 관련 다른 예산이 늘어난 만큼 일부 조정했을 뿐"이라고 설명했지만 '소상공인 참여 확대'라는 취지와는 어긋난 모습이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정부도 코리아 세일 페스타 기획단계에서 소상공인이 소외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 같지만 아직은 미흡하다"며 "정부의 소비 진작 정책의 혜택이 자영업자·소상공인에게도 돌아가도록 신경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