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연간 목표 69% 달성…관건은 '해양플랜트'

대형 조선 3사가 9개월간 187억달러 규모의 선박을 수주해 올 한 해 목표치(287억달러)의 69%를 달성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뒤쫓고 있는 모양새다.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111,700원 ▼6,400 -5.42%)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을 포함한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3분기까지 129척, 104억달러의 수주실적을 거뒀다. 수주목표인 132억달러의 79% 수준이다. 이는 지난 2013년 200척, 139억달러의 수주실적을 올린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다.

선종별로 LNG(액화천연가스)선 16척, LPG(액화석유가스)선 12척, 에탄운반선 3척 등 고부가가치 가스선 31척과 컨테이너선 47척 등을 수주했다. 해양플랜트(원유 생산·시추 설비) 수주는 없다.

대우조선해양 (29,000원 ▼650 -2.19%)은 총 35척, 46억달러의 수주를 기록했다. 수주목표 73억달러의 63%다. 해양플랜트는 없고,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12척, 초대형원유운반선 15척, 초대형컨테이너선 7척, 특수선 1척 등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 (8,760원 ▼300 -3.31%)도 올해 수주 목표인 82억 달러 중 총 47억 달러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수주 선종은 컨테이너선 13척, LNG선 10척, 유조선 14척 등이다. 목표 수주액의 57% 불과하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LNG선, 유조선 등 한국 조선업체들이 선호하는 선종의 발주가 이어졌다"면서 "해양플랜트 없이도 어느 수준의 신규수주가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시켜주는 정도"라고 평가했다.

올해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 목표 달성은 올 4분기(10~12월)에 해양플랜트를 수주할 수 있느냐에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47개월째 해양플랜트 수주 실적이 없는 현대중공업은 5억달러 안팎의 미국 엘로그(Llog)의 킹스랜딩(King's landing) 프로젝트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바다에서 원유를 생산하는 부유식원유생산설비(FPU)를 제작하는 공사다. 삼성중공업은 20억달러 규모의 인도 에너지기업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가 발주한 '릴라이언스' 프로젝트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베트남 블록 비 플랫폼(Block B platform) 프로젝트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수주에 나섰다.

대우조선은 영국 북해 셔틀랜드 군도에서 175km 떨어진 해상유전을 개발하는 로즈뱅크 프로젝트에 쓰일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공급업체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노르웨이 국영 석유회사인 에퀴노르가 미국 석유회사 셰브론의 지분(40%)을 인수하면서 사업일정 변경이 불가피하게 됐다는 점은 변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에퀴노르가 기존 일정대로 사업을 진행할지가 미지수"라면서 "애초 기대했던 일정보다는 늦춰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NH투자증권

대규모 인력 투입이 필요한 해양플랜트 수주는 추가 인력 구조조정 중인 조선사들에는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수주 상황 등 여러 가지 요소를 판단해서 3·4분기 말께 인적 자구 계획에 대해 별도로 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영정상화 과정을 밟고 있는 삼성중공업은 하반기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형 조선업체 관계자는 "하반기 추가 발주 예정인 LNG선과 해양플랜트 수주가 올해 성적표 달성에 가장 중요한 것"이라면서 "특히 10~11월 수주 결과가 조선업계의 구조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