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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매도 1위'된 삼성전자…연기금 매도 미스터리

[행동재무학]<237>단골 순매수 1위에서 180도 돌변…2년 연속 역대 최대 순매도 행진

머니투데이 강상규 소장 |입력 : 2018.10.07 08:00|조회 : 6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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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주식시장 참여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알면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들 합니다.
연기금 '매도 1위'된 삼성전자…연기금 매도 미스터리
국내 증시에서 연기금의 최선호주이자 단골 순매수 1위 종목이었던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180도 바뀌어 연기금 순매도 1위 종목으로 돌아섰다. 세계 최고 IT 기업이자 국내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가 장기투자자인 연기금으로부터 철저히 외면 받는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5일 누적기준으로 연기금이 1조4653억원(보통주 1조3754억원, 우선주 899억원)어치를 순수하게 팔아치워 올해 연기금 순매도 1위 종목으로 올라섰다.

연기금은 올 4월을 제외하고 매달 삼성전자를 대량 매도했다. 1~3월엔 매달 연속해서 2000억원어치를 넘게 내다 팔았고, 6~7월에도 두 달 연속 2000억원 가까이 순매도했다.

올들어 5일까지 투자주체별 매매동향을 보면, 외국인(순매도 4조561억원)을 제외하고 국내 기관 가운데 연기금이 삼성전자(보통주와 우선주 합산)를 가장 많이 내다 팔았다. 결과적으로 연기금은 외국인을 제외하고 올해 삼성전자 주가 하락의 주범으로 떠올랐다.

연기금은 지난해에도 삼성전자(보통주와 우선주 합산)를 총 1조7828억원 내다 팔아 연기금 순매도 1위 종목으로 올렸다. 작년 연기금의 삼성전자 순매도 규모는 역대 최대였는데, 올해 5일 누적기준 순매도 규모는 전년 동기보다 2895억원을 초과해 작년 기록을 경신했다. 연기금이 삼성전자를 2년 연속해서 순매도 1위에 올릴 정도로 내다 파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기금은 주식시장에서 장기투자자로서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연기금의 삼성전자의 순매도는 주가 하락을 부채질 할 수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액면분할과 3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 실적에도 심각한 주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20일 주가가 52주 최저치를 경신하며 전고점 대비 20% 넘게 추락해 소위 ‘베어마켓’(bear market)에 진입했다.

게다가 과거 삼성전자가 연기금의 단골 순매수 1위 종목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기금의 최근 순매도는 예사롭지 않다. 한국거래소의 통계가 시작된 1999년 이후 20년간 삼성전자는 연기금 순매수 1위 종목에 10번이나 올랐을 정도로 최선호주였다. 순매수 2~4위에 오른 것도 3번이나 된다.

삼성전자가 연기금 순매도 1위 종목에 오른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9년이 처음이었다. 당시 연기금은 삼성전자를 총 1조1452억원(보통주 1조811억원, 우선주 641억원)어치 내다 팔았다.

이후 8년이 지난 지난해 삼성전자는 또 다시 연기금의 순매도 1위 종목이 됐다. 순매도 규모는 2009년 기록을 넘었다. 하지만 연기금은 삼성전자 보통주를 순매도하고 우선주는 순매수하는 엇갈린 매매행태를 보였다. 반면 올해엔 둘 다 동시에 순매도하고 있다. 연기금이 삼성전자 보통주와 우선주를 동시에 대규모 순매도하는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국내 증시에서 연기금의 매매동향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단기 차익이 아닌 안정적인 장기 수익을 추구하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연기금은 일시적인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펀더멘탈에 기초해 가치투자를 한다는 점에서 여타 다른 투자자와 크게 구별된다.

그런 연기금이 세계 최고기업이자 국내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를 대량 매도하며 2년 연속 순매도 1위 종목에 올려놓고 있다. 작년엔 삼성전자 주가가 41.1% 급등해 연기금이 포트폴리오 조정 및 차익실현 차원에서 매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올해는 삼성전자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연기금이 저가 매수를 통해 주가 하락을 막기는커녕 오히려 역대 최대 규모로 순매도에 나서며 주가 하락을 부채질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들어 5일까지 12.3% 하락(우선주 14.2% 하락)했다.

단기 차익을 쫓는 일반 투자자나 사모펀드의 경우엔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꺾였고 4분기 이후 실적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시점에서 차익실현에 나서거나 아니면 손절매를 단행할 수 있다. 고객의 환매요구에 응해야 하는 투신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장기투자자인 연기금이 반도체 경기 사이클 때문에 매매포지션을 180도 바꿨다고 보긴 어렵다. 과거에도 반도체 경기는 수없이 오르고 내렸지만 연기금은 삼성전자 매매 포지션을 일관되게 유지했었다. 따라서 연기금이 올해 대규모 순매도로 돌변한 이유가 미스터리다.

국내 최대 자금줄이자 장기투자자인 연기금이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일반 개인투자자가 적극 매수에 나서기는 부담스럽다. 연기금의 순매도 행진이 멈추기 전까진 주가 바닥을 장담할 수 없고, 연기금에 맞서 역으로 투자에 나설 경우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펀더멘탈에 비해 과도하게 하락했다고 믿을지라도 연기금의 순매도 행진이 주춤해질 때까지 좀 더 기다리는 게 더 현명한 투자일 듯하다. 가치투자의 대가인 이채원 한국투자밸류 자산운용 대표의 말처럼 "잠시 무협지나 읽으며" 매도세가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리는 게 상책이지 않을까.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8년 10월 7일 (04: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강상규
강상규 mtsqkang3@mt.co.kr

대한민국 창업가와 벤처기업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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