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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여직원 '유니폼' 없앤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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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여직원 '유니폼' 없앤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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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휘 기자
  • 2018.10.0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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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만 해도 은행들은 유니폼 ‘고급화’ 경쟁을 벌였다. 지금은 KEB하나은행으로 통합된 외환은행이 대표적이다. 2008년 세계적인 디자이너 고(故) 앙드레 김에게 의뢰해 새 유니폼을 제작했다. ‘10년 가는 유니폼을 만들겠다’며 디자인은 물론 소재도 최첨단을 사용했다.

같은 해 신한은행은 이상봉 디자이너에게 의뢰해 유니폼을 바꿨다. 우리은행 유니폼은 정구호 디자이너가 맡았다. 디자인 비용만 수천만원대인 국내 최고 디자이너들이었지만 은행들은 아낌없이 지출했다. 유니폼 디자인이 은행 이미지를 대표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들인 유니폼을 은행원 모두가 입진 않았다. 과장 또는 대리급 이하 여성 직원만 대상이었다. 남성 직원들은 어두운 색 정장, 흰 셔츠, 넥타이로 자연스럽게 복장이 통일됐기 때문이다. ‘여성도 어두운 정장 등 내규를 만들면 된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취지야 어떻든 유니폼은 역할을 규정하는 효과도 낳았다. 고객들에게 정장을 입은 남성 은행원은 전문적인 일을 하는 것처럼, 유니폼을 입은 여성 은행원은 단순한 일을 하는 것처럼 여겨졌다. 한 은행 여성 간부는 “입사 초기 지점 근무 당시 고객이 ‘커피 타 달라’고 요구한 적 있다”며 “유니폼 때문에 ‘경리처럼 취급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KB국민은행이 지난달 말 전 영업점에서 유니폼을 없앤다는 공문을 보냈다. 청바지, 운동화 등 지나친 캐주얼 복장은 지양하되 복장은 자율화하기로 했다. 은행권에서 유니폼을 없앤 건 처음이다.
[기자수첩]여직원 '유니폼' 없앤 은행

현장 의견은 분분하다. “젊은 여직원에게만 유니폼을 강요하는 건 성차별”이라며 유니폼 폐지에 찬성하는 의견과 함께 “출퇴근 때마다 옷 걱정하게 생겼다. 돈이 더 들 것”이라며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다른 은행들도 ‘유니폼 폐지는 이르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이를’ 뿐 대세는 정해져 있다. 적어도 옷 때문에 역할이 정해지거나 자존감에 상처를 입는 은행원은 없어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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