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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한국형 엘리엇' 등장…기대반, 우려반

광화문 머니투데이 송기용 증권부장 |입력 : 2018.10.0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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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열렸던 맥쿼리인프라펀드 주주총회. 시가총액 3조 규모, 국내 유일 상장 인프라 펀드의 운용사 교체를 결정하는 중요한 일전에서 호주 최대 금융사 맥쿼리가 방어에 성공했다.

하지만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펀드를 직접 만들고 16년간 운용을 독점해온 맥쿼리에게 이번 주총은 상처뿐인 영광이었다. 한국에 최초로 인프라 펀드 개념을 도입하고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 우면산 터널 등을 운영하는 맥쿼리가 이름도 생소한 한국 토종 자산운용사 플랫폼파트너스의 공격을 간신히 막아냈기 때문이다.

플랫폼은 "맥쿼리가 받는 운용보수가 과도하다"며 운용사를 교체하자고 주장했다. 맥쿼리가 지난 12년간 펀드 분배금의 32.1%인 5353억원을 운용보수로 받았는데 이는 다른 인프라펀드보다 최대 30배 많다는 것이다. 맥쿼리가 과다한 보수로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플랫폼 비판에 연기금 등 다수 주주가 동조, 맥쿼리를 궁지로 몰았다.

플랫폼의 반란은 찬성표 31.1%를 얻는데 그쳐 실패로 끝났지만 맥쿼리로부터 운용보수 인하 등 전리품을 얻어냈다. 지분 3%를 보유한 플랫폼은 맥쿼리 공격에 소송, 공개서한 발송, 임시주총 개최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 삼성, 현대차그룹 지분 매입 후 지배구조 개편을 압박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을 연상시킨다.

전문가들은 플랫폼의 맥쿼리 공격을 한국형 주주행동주의(shareholder activism) 등장이라며 주목했다. 이사회를 장악한 맥쿼리가 과도한 수수료를 받는데 아무도 반대하지 않을 때 용감히 문제 제기한 것은 '경영에 개입해 주주가치를 높인다'는 주주행동주의 측면에서 의미있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앞으로 증시에서 제2, 제3의 플랫폼, 또는 한국형 엘리엇의 등장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금융당국이 사모펀드를 옥죄어 오던 각종 규제를 완화했기 때문이다.

현행 규정상 사모펀드는 경영 참여형(PEF)과 전문 투자형(헤지펀드)으로 나뉜다. 그동안 경영 참여형 사모펀드는 기업 지분을 10% 이상 확보해야 하고, 전문 투자형 사모펀드는 10% 이상 지분을 확보해도 의결권이 제한됐다. 해외 펀드로 10% 룰 규제를 받지 않는 엘리엇이 1.4% 지분만으로 현대차를 압박해 배당확대, 자사주 매입을 요구한 반면 국내 펀드의 대기업 경영 참여가 어려웠던 이유다.

금융위원회는 '10% 룰’을 없애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 사모펀드도 10% 미만의 소수 지분으로 대기업 지배구조 개편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조치는 국내 사모펀드의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 인수합병(M&A) 시장이 활성화되고, 기업 지배구조 및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사면초가다. 가뜩이나 스튜어드십 코드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공표한 국민연금 등 연기금과 외국계 헤지펀드 공격에 직면해 있는데, 국내 사모펀드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적이 생길 수도 있지만 동지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토종 사모펀드와 잘 소통하면, 외국계 펀드의 공세를 막아줄 동지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국내 펀드가 외국계처럼 '먹튀' 오명을 쓰지 않으려면 단기 성과에 치중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주행동주의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보탬이 돼야지 장기 성장성을 훼손하면서까지 단기 수익성을 높이려 압박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본 속성상 이익 앞에서 국적에 호소하는 게 의미가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현 정부 들어 자본을 통제해온 각종 규제가 빠르게 풀리고 있다. 거꾸로 기업에게도 방어할 무기를 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차등의결권 주식' '포이즌 필' 등 경영권 방어 방안 도입을 신중히 검토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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