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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프리즘]제프 베이조스의 벽난로와 누리호

성연광의 디지털프리즘 머니투데이 성연광 정보미디어과학부장 |입력 : 2018.10.10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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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이자 블루오리진이 개발한 우주 로켓 '뉴 셔퍼드' 시험 발사현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블루오리진은 제프 베조스가 만든 민간 우주 개발사다. /사진제공=블루오리진.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이자 블루오리진이 개발한 우주 로켓 '뉴 셔퍼드' 시험 발사현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블루오리진은 제프 베조스가 만든 민간 우주 개발사다. /사진제공=블루오리진.

미국 워싱턴주(州) 시애틀에 위치한 블루오리진. 세계 최고 갑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차린 민간 우주개발 회사다. 4개월 전 취재차 이곳을 방문했을 때 사무실 입구에서 마주쳤던 벽난로가 아직 눈에 선하다. 쥘 베른 소설 ‘지구에서 달까지(De la Terre a la Lune·1867년作)’에 등장하는 달탐사선을 묘사했다는 이 벽난로는 원래 베이조스의 애장품이다.

초대형 대포로 유인 우주선을 쏘아올려 주인공들이 달나라를 탐험한다는 줄거리의 소설 속 대포는 오늘날 우주 발사체(로켓)의 모티브가 됐다. 그리고 100년 뒤 작가의 상상력은 닐 암스트롱이 달에 착륙하면서 현실화됐다.

달에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정착촌을 만들겠다는 베이조스의 야심도 소설 내용처럼 황당하다. 베이조스는 ‘달 기지 건설’을 위해 매년 아마존 주식 10억 달러 어치를 팔아 투자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런 그를 스페이스X 설립자 일런 머스크와 함께 ‘과대망상 취미를 가진 억만장자’로 보는 시각도 있다.

분명한 건 이들의 발칙한 상상력과 투자 의지가 우주를 새로운 블루오션 산업으로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우주 개발은 냉전시대의 산물이다. 미국과 소련의 자존심을 건 개발 경쟁 덕분에 유인 우주선·달 착륙·행성 탐사선·국제우주정거장(ISS) 등 인류 역사에서 굵직한 성과들이 나올 수 있었다. 국가 주도 우주개발이 시들해질 때 분위기를 반전시킨 건 스페이스X·블루오리진 등 민간 우주 개발사들이다. 이들은 발사한 로켓을 회수할 수 있는 재활용 로켓기술과 달과 화성에 우주선을 보내기 위한 차세대 대형 로켓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의 경쟁은 국가 전유물이었던 우주개발 산업의 대중화를 예고한다. 우주 발사 비용이 대폭 줄어들고 있어서다. 구글, 페이스북 등 IT기업을 필두로 우주 사업 진출이 활발하다. 소형위성서비스부터 발사대행,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위성영상분석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스타트업들이 생기고 있다. 민간 우주여행 상품들도 내년부터 줄줄이 출시된다. 이른바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장이 활짝 열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오는 25일 ‘누리호’ 시험발사체 발사를 앞두고 있다. 누리호는 독자기술로 개발 중인 차세대 한국형발사체다. 시험발사는 2013년 ‘나로호’ 이후 5년 만이다. 오는 2021년 우리 발사체로 1.5톤급 실용위성을 우주궤도에 쏘아 올리겠다는 게 정부 목표다.
[디지털프리즘]제프 베이조스의 벽난로와 누리호

아쉬운 건 우리나라가 국가주도 R&D(연구개발) 체제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실리 대신 보여주기식 프로젝트 위주다. 재활용 로켓기술이 상용화되고 있는 지금, 발사체 기술 자립화에 매달리는 건 군사 전략적 목적 외엔 이렇다 할 경제성이 없다. 닐 암스트롱이 달에 다녀온 지 71년 뒤인 2030년 달착륙선을 보내겠다는 달탐사 계획 역시 어떤 기대효과가 있는 지 냉정하게 따져볼 일이다. 자칫 뉴 스페이스 산업에 합류할 적기를 놓치는 것 아닌 지 걱정이다.

향후 미래를 대비한 우주 기술력 확보는 분명 필요한 정책과제다. 하지만 지금 막 열리고 있는 우주 신산업에 경쟁력 있는 우리 기업들이 조기 선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생태계 전략이 보다 시의적절하다. 선진국 대비 제한된 예산과 자원을 놓고 봤을 때 말이다. 일본도 정부 지원 속에 우주 신사업에 눈을 돌리는 기업들이 속속 늘고 있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약 1000억엔(1조원)을 우주 벤처기업 지원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우리 소프트웨어(SW) 실력이면 위성영상정보서비스 등 경쟁해볼 만한 분야도 많고,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등 우주 기술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독자기술도 있다. 뉴 스페이스 시대에 맞는 우리 식의 우주정책이 나와 줄 때다.

성연광
성연광 saint@mt.co.kr

'속도'보다는 '방향성'을 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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