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7번, 징역 6개월…"국민 법감정과 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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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음주운전 사고를 당해 중태에 빠졌다며 '음주운전 양형 기준 강화'를 요청한 청와대 청원 글에 엿새 만에 25만명 넘게 동의했다. 실제로 7차례나 음주운전에 적발된 운전자가 징역 6개월을 받는 사례가 나옴에 따라 논란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지난 2일 올라온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친구 인생이 박살 났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청원 글에 이날 오후 2시 기준, 약 25만2000명이 동의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 캡처

청원 작성자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오전 2시25분쯤 부산 해운대구 미포오거리 교차로에서 만취한 운전자 A씨(26)가 몰던 차량이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인도에 서 있던 군인 B씨(22)와 친구 C씨(21)를 친 뒤 주유소 담벼락을 들이받고 멈춰 섰다. 이 사고로 B씨는 15m를 날아 담벼락 아래 콘크리트 바닥에 머리부터 추락, 생명이 위독한 상황이다. C씨 또한 담벼락 아래로 떨어져 중상을 입었다. 반면 운전자 A씨와 동승자 D씨(26)는 경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작성자는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이 너무 약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음주운전 초범의 경우 기껏해야 벌금형에 그치는 확률이 높고, 교통사고 치사의 경우 기본 징역 8개월~2년의 형량을 받고 있다"며 "음주운전에 관한 솜방망이 처벌 실태는 훗날 잠정적 피해자를 계속해서 양산해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음에도 국가는 안일한 대처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음주운전은 실수가 아닌 살인행위"라며 "음주운전 사고에 대한 양형기준을 높임으로써 국민을 보호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가 담긴 답변과 대책을 청원한다"고 강조했다.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청원 작성자의 지적처럼, 법을 개정하지 않는 이상 음주운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8일 울산지법 형사4단독(판사 이준영)은 상습적으로 음주운전을 하다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D씨(57)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D씨는 올해 5월 경남 양산시의 한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262％의 만취 상태로 300여m를 운전한 혐의로 기소됐다.

문제는 D씨가 2013년 7월과 8월 음주운전으로 각각 벌금 300만원과 500만원을 선고받는 등 총 7차례나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이다.

재판부는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대단히 높은 점, 이번이 7번째 음주운전인 점 등을 감안하면 재범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실형을 선고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법학전문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는 정모씨(26)는 해당 판결을 두고 "징역 6개월은 너무 가볍고, 국민의 법감정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음주운전 처벌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은 "상습적인 음주운전 교통사고가 알코올중독과 같은 사회적 문제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음주운전 자체에 대한 처벌과 더불어 상습적인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 강화 등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