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주도한 헤일리 美유엔대사, 연말 사임키로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송정렬 특파원

리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 /AFPBBNews=뉴스1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주도해온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연말에 사임키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헤일리 대사와 만남을 갖고 "헤일리 대사가 6개월전부터 '휴식의 시간을 갖고 싶다'며 사임의사를 밝혔고,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헤일리 대사에 대해 "매우 특별한 사람"이라며 "또 다른 중책을 맡아 행정부로 복귀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헤일리 대사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재선 주지사 출신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2016년 공화당 경선에서는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을 지지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승리 이후 반대편에 섰던 헤일리를 유엔주재 미국대사에 지명했다.

헤일리 대사는 이후 유엔 무대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이스라엘 정책 등에 있어 소신발언을 쏟아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공화당의 차기 대선주자급으로 도약했다.

특히 헤일리 대사는 올해초 북미간 대화무드가 조성되기 이전에 북한 비핵화와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를 주도하며 강경대응을 이끌어왔다.

헤일리 대사가 갑작스럽게 사입한 명확한 배경을 알려지지 않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등 일부 언론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장관이 각종 외교이슈를 주도하고, 초강경 인사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까지 등장하면서 헤일리 대사의 입지가 확연히 줄었다고 분석했다.

헤일리 대사는 이날 백악관에서 사임 이유와 관련, "사람은 물러날 때가 언제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에너지와 힘을 쏟아부을 다른 분들에게 자리를 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만 밝혔다.

헤일리 대사는 2020년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2020년 선거에는 어떤 후보로도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헤일리 대사의 후임으로 디나 파월 전 NSC 부보좌관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전 부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맏딸 이방카와 친밀한 관계로 '이방카의 여자'로 불리던 인물이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동정책 등을 담당한던 그는 지난해 12월 사임하고, 올해초 골드만삭스에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