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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머니]400여개 새활용 재료 보물창고 '소재은행'

새활용 소재 중개기관 9월 개원…터치포굿, 새활용 10년 노하우로 올해부터 운영

머니투데이 라현윤 이로운넷 기자 |입력 : 2018.10.12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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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5호선 장한평에서 내려 걸어오다 보면 넓은 부지 위에 우뚝 서 있는 서울새활용플라자를 만난다. 이곳 지하 1층에 들어서면 형형색색의 소재들이 자리한다. 단추, 장난감, 우유 상자, 비닐, 종이컵 등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재활용 소재들이다. 그러나 조금만 더 둘러보면 입이 쩍 벌어진다. 자동차 바퀴, 무주에서 온 스키장비, 카시트 등 ‘이런 거까지 재활용해?’ 싶은 것들도 전시돼 있다. 얼핏 보면 새활용 소재를 쌓아두는 창고처럼 보이지만, 색다른 소재를 찾는 이들에게는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볼 수 있는 이곳이 보물창고다.

/사진=다양한 새활용 소재들
/사진=다양한 새활용 소재들


소재은행, 서울새활용플라자 지하에 150여 평 규모로 조성

소재은행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을 보이는 새활용 소재 중개공간이다. 서울새활용플라자가 개관 1주년을 맞은 지난달 18일 문을 열었다.

오픈 첫날 이곳을 방문한 서경미 씨는 새활용 소재를 활용해 편백 베개 체험에 한창이다. 수원의 한 공방에서 한복 자투리 천을 이용해 제품을 만들고 있어 새활용 소재에 관심이 많다. 서 씨는 “국내에 이런 곳이 없다 보니 신선하고 새롭다”며 “가까운 곳에 있었다면 더 자주 방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새활용 소재로 스트링아트 체험 중인 청소년들
/사진=새활용 소재로 스트링아트 체험 중인 청소년들

대안학교인 '꿈틀학교'에서 온 10대 청소년 30여 명은 선생님들과 함께 스트링아트 체험에 한창이다. 자투리 나무판에 못을 박고 버려진 과자 봉지와 실로 물고기를 표현하는 활동이다. 친구들과 수다를 떨면서도 눈과 손이 분주하다. 이날 학생들과 함께 소재은행을 찾은 한 선생님은 “매년 학생들과 환경과 관련된 직업군 체험에 나서는데 올해는 소재은행에 방문했다”며 “안정화되면 학생들이 새활용을 더 쉽게 체감할 수 있는 설명과 체험활동이 병행되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150여 평 규모의 소재은행은 새활용 소재를 세척하고 가공하는 공간과 전시·판매하는 공간으로 나뉜다. 전시·판매 공간에는 올 연말까지 목재, 종이, 원단 가전 부자재, 유리, 비닐 등 400여 가지의 소재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할 계획이다. 소재은행 공간의 가장 큰 특징은 방문자들이 다양한 소재를 직접 만져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이다. 이슬기 업사이클연구소장은 “소재는 직접 눈으로 비교하고 확인하는 게 중요한데, 새활용 소재는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사진=150여 평 규모의 소재은행
/사진=150여 평 규모의 소재은행


새활용 소재를 전시하고 판매하는 곳이라 이를 다루는 기업들이 주 방문객이지만, 일반인 방문객의 관심도 높다. 소재은행 운영자는 “6~8월까지 시범운영 기간에도 30여 가지 소재를 판매했는데 새활용 기업뿐 아니라 공예나 DIY에 관심 있는 개인들도 소재 구매를 해가는 등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소재은행은 서울시와 환경부가 조성하고 서울디자인재단이 운영 위탁한다. 올해부터는 터치포굿이 함께 운영에 참여하면서, 지자체와 전문기업이 함께 운영하는 세계 유일의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서울새활용플라자 개관 1주년을 맞아 진행한 자동차 해체쇼에서 분리된 자동차 부품들
/사진=서울새활용플라자 개관 1주년을 맞아 진행한 자동차 해체쇼에서 분리된 자동차 부품들

박미현 터치포굿 대표는 “은행이 돈을 맡겨두는 창고가 아니듯 소재은행도 새활용 소재를 쌓아두는 창고가 아니라 소재가 활발하게 거래되는 곳"이라며 "새활용 소재를 모으고 빌려주고 판매하며 그 가치를 높이고 투자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터뷰] 이슬기 터치포굿 업사이클연구소장
[쿨머니]400여개 새활용 재료 보물창고 '소재은행'
소재은행 운영을 함께하고 있는 ‘터치포굿’은 국내에 새활용이라는 개념이 생소하던 2008년부터 사업을 시작한 1세대 업사이클 기업이다. 소재은행 운영에 대한 계획을 들어보았다.
터치포굿 업사이클연구소를 소개한다면
업사이클 산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업무를 한다. 아카데미 운영으로 디자인 인재를 양성하고, 취업 지원을 해준다. 화장품 용기로 줄넘기나 훌라후프를 만들거나 페트병으로 가방을 제작하는 등 기술·소재 연구도 진행한다. 전국적으로 만들어지는 업사이클센터 운영에 대한 연구사업도 한다.

터치포굿은 새활용 소재를 오랜 기간 고민해왔다
2010년부터 온·오프라인 플랫폼인 ‘소재중개소’를 운영해왔다. 전국에서 조사한 버려진 자원에 대한 정보를 연결하고, 세척이나 재단 등 손이 많이 가는 과정을 거쳐 자원화하는 일이다. 처음 시작할 때는 현수막 등 원단류에서 시작했지만 올해는 400여 개의 소재를 다룰 정도로 발전했다. 작년에는 소재 워크숍도 진행했다. 업사이클 디자이너들과 함께 새로운 새활용 제품을 만들어보는 자리였다. 모니터, 아크릴 소재로 상패를 만들었다. 소재은행 운영도 터치포굿의 이러한 노하우가 큰 힘이 됐다.

앞으로 운영 계획은
우리가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할 수는 없다. 하지만 10년차다 보니 이제 시작하는 기업이나 우리보다 더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이들에게 필요한 소재를 연결해주는 일은 잘할 수 있다. 그런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계획이다. 더불어 업체들뿐 아니라 새활용을 처음 접하는 일반인이나 어린이 등이 더 많이 찾는 곳이 되면 좋겠다. 이를 위해 업사이클 디자이너를 위한 소재 발굴 프로그램, 시민들이 자신의 집에 잠자고 있는 우산, 립스틱 등의 자원들을 가져오면 각종 할인을 제공하는 프로그램 등도 계획 중이다. 






환경·자원순환 새로운 대안으로 새활용산업 주목
터치포굿이 운영하는 소재은행은 서울새활용플라자 내 자리한다. 서울새활용플라자는 새활용에 대한 모든 것을 보고,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새활용 복합문화공간을 목표로 지난해 9월 5일 개관했다. 지난달에는 개관 1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국내에서는 업사이클이라는 용어로 더 자주 사용돼왔지만 최근 이를 우리말인 ‘새활용’으로 바꿔서 부르는 걸 권장한다. 새활용은 버려지는 자원에 디자인을 더하거나 활용 방법을 바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환경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환경을 지키면서도 자원순환을 실천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으로 주목받는다.

/사진=소재은행은 서울새활용플라자 내 자리한다.
/사진=소재은행은 서울새활용플라자 내 자리한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 중인 새활용 브랜드는 2016년 12월 기준 약 100여 개로 추정하고 있다. 새활용을 직접 표방하지 않거나 개인사업자라 표본조사가 어려운 사례 등까지 고려하면 그 수는 훨씬 많을 거로 예상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내 새활용산업이 2006년 아름다운가게의 에코파티메아리를 시작으로 터치포굿 등의 기업들이 현수막 등 원단류로 잡화류 제작을 한 것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연탄재, 커피찌꺼기 등 매년 새로운 소재를 바탕으로 인테리어 제품을 만들고, 교육키트를 개발하는 것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새활용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도 활발하다. 서울, 광명, 대구 등 7개 지역에 업사이클링센터를 운영 중이거나 곧 개관할 예정이다.

그러나 새활용 분야에서 사회적경제로 진입이 그리 활발하지는 않다. (사)한국업사이클디자인협회에서 2016년 24개 새활용 브랜드를 대상으로 한 설문결과에서는 법인사업자 50% 중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거나 예비사회적기업, 사회적기업 신청 예정인 곳은 6개에 불과했다.
/사진=업사이클 업체 사회적기업 인증 여부( (사)한국업사이클디자인협회 2016년 12월 조사 기준)
/사진=업사이클 업체 사회적기업 인증 여부( (사)한국업사이클디자인협회 2016년 12월 조사 기준)


박 대표는 “새활용 분야는 개인사업자가 많은 편인 데다, 새활용 교육사업이 아닌 이상 사회적기업 인증 등이 큰 혜택으로 이어지지 않기에 적극적으로 진입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새활용 꼴찌 나라, 산업폐기물에도 관심 가져야
새활용 소재는 버려지는 것에서 출발한다. 기존에는 일상생활에서 버려지는 것에 치중했다면 이제 기업에서 버리는 산업폐기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현수막, 양말 등 사용되기 전에 제작과정에서 버려지는 산업폐기물의 양도 어마어마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터치포굿은 10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업이 만들어내는 산업폐기물에 대해 새활용 솔루션을 제공하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다. ‘하루 버려지는 쓰레기 약 8천톤’, ‘새활용 꼴찌 나라’라는 오명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터치포굿, 서울새활용플라자, 소재은행이 여전히 존재해야 하는 이유다.

/사진=박미현 터치포굿 대표는 10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업이 만들어내는 산업폐기물에 대해 새활용 솔루션을 제공하는 적극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br />
/사진=박미현 터치포굿 대표는 10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업이 만들어내는 산업폐기물에 대해 새활용 솔루션을 제공하는 적극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제공.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sehub.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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