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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날]그들의 민낯…"형님, 국산 유출 쪽지좀"

[디지털성폭력 ④ - 가해의 실체] 주요 남초 커뮤니티, 디지털 성폭력에 무감각…음란물로 소비, 죄의식 못느껴

머니투데이 김건휘 인턴기자 |입력 : 2018.10.14 06:33|조회 : 7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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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월 화 수 목 금…. 바쁜 일상이 지나고 한가로운 오늘, 쉬는 날입니다. 편안하면서 유쾌하고, 여유롭지만 생각해볼 만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오늘은 쉬는 날, 쉬는 날엔 '빨간날'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unsplash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unsplash


[빨간날]그들의 민낯…"형님, 국산 유출 쪽지좀"
디지털 성범죄 영상은 무분별하게 소비된다. 피해자에겐 죽고 싶을 만큼 괴로운 기록이지만, 제3자들에겐 새로운 '야동(성인 동영상)'처럼 여겨진다. 실제 2차 가해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까. 그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머니투데이가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 및 포털 사이트를 모니터링했다.

조사 대상이 된 커뮤니티는 △일간베스트 저장소 △와이고수 △엠엘비파크 △에펨코리아 △네이트판 등이다. 포털사이트 네이버도 이와 함께 살펴봤다. 지난달 28일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 발표한 '온라인 커뮤니티 모니터링' 실태를 참고했다.



◆ 일베 "성관계 영상 있으면 배신 못하겠지?"


지난 7일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에는 한 남성이 자기 여자친구와의 성관계 영상을 가지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영상을 이용해 협박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크게 일었다.


일베에 올라온 해당 게시물은 네이트판 등 여러 커뮤니티로 퍼져 나갔다. /사진=커뮤니티 사이트 캡처
일베에 올라온 해당 게시물은 네이트판 등 여러 커뮤니티로 퍼져 나갔다. /사진=커뮤니티 사이트 캡처


'성관계 영상 갖고 있으면 그 여자 평생 내꺼지?'란 제목의 글에는 “여친을 뺏기기 싫고 놓치기 싫은데, 그래서 성관계 영상 몰래 찍어둔 게 하나 있거든. 혹시나 얘기 나 배신하면 그걸로 좀 놀려주려고. 일단 얘는 내 손 안에 있는 거 맞지?”란 내용이 담겼다. 성관계 영상으로 사실상 협박 의사를 드러낸 것이다.
일베에서 '리벤지'라고 검색하자 나온 결과물. /사진=커뮤니티 사이트 캡처
일베에서 '리벤지'라고 검색하자 나온 결과물. /사진=커뮤니티 사이트 캡처

일베에서 '리벤지 포르노'란 단어로 검색 하니, 다양한 게시글들이 쏟아졌다. 엄연히 디지털 성범죄지만, 제대로 인식하는 이는 보기 드물었다. "뭐가 불쌍하냐", "즐길 거 다 즐겨놓고"라는 식의 2차 가해가 대다수였다. '꽃뱀', '무고' 등을 언급하며 오히려 남성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글도 눈에 띄었다.

실제 피해자인 모 연예인 동영상을 찾는 게시글도 있었다. 심지어 성관계 동영상이 유출됐거나 스캔들이 난 적이 있던 연예인들의 '리벤지 포르노 역사'를 정리한 글도 발견할 수 있었다.
피해자가 존재하는 엄연한 불법 유출 영상이지만 회원들은 포르노처럼 소비하며 즐기고 있었다. /사진=커뮤니티 사이트 캡처
피해자가 존재하는 엄연한 불법 유출 영상이지만 회원들은 포르노처럼 소비하며 즐기고 있었다. /사진=커뮤니티 사이트 캡처

이외에도 디저털 성폭력 영상물을 '국산 야동', '국산물' 등으로 지칭하며 소비하는 행태도 눈에 띄었다. 역시 죄의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신 최근 강화된 디지털 성폭력 수사로 인해 영상을 받은 회원들이, 혹시나 경찰에 소환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엠엘비파크 "제발 쪽지좀…읍소합니다"


정치적으로는 중도 좌파로 알려져 있는 엠엘비파크도 디지털 성폭력을 대하는 태도는 큰 차이가 없었다.

지난 7월 엠엘비파크 내 커뮤니티 '불펜'에는 "[19금] 오늘 화제인 그 영상"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근데 왜 찍지 진짜. 둘이 동의하고 찍은 것 같은데"라는 내용을 볼 때 디지털 성폭력에 관련된 영상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피해자가 존재하는 불법 영상물을 봤다고 암시하는 글에 수십명의 회원이 곧바로 쪽지를 달라는 요청을 했다. /사진=커뮤니티 사이트 캡처
피해자가 존재하는 불법 영상물을 봤다고 암시하는 글에 수십명의 회원이 곧바로 쪽지를 달라는 요청을 했다. /사진=커뮤니티 사이트 캡처

이어 게시자에게 "쪽지"를 부탁하는 댓글 수십 개가 달렸다. 영상을 구할 수 있는 링크를 알려주거나, 파일을 전송해 달라는 것이다. 사이트 내에서 직접적으로 공유하면 징계를 받는데, 이를 피하면서도 영상을 보고자 하는 이들이 다수였다.

회원들의 디지털 성범죄 영상물에 대한 인식도 낮았다. "형님",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쪽지 부탁드립니다" 등의 댓글만 줄줄이 달릴 뿐, 비판하는 이는 없었다. 서른 개가 넘는 댓글이 달린 후에야 "리벤지 포르노로 그렇게 난리가 나도 구걸하는데 죄책감도 없고", "이러니까 여자들한테 욕을 먹는 겁니다" 등의 댓글이 일부 달렸다.
/사진=커뮤니티 사이트 캡처
/사진=커뮤니티 사이트 캡처

그러나 디지털 성폭력을 지적하는 회원들이 나타났음에도 쪽지를 요구하는 댓글은 끊이지 않았다. 일부 회원은 "깨시민(깨어 있는 시민) 아니니까 저는 그냥 쪽지 받을래요", "안타까운 영상이 이렇게 사그라지는 것은 강호의 도리가 아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 와이고수 "국산좀 찾아줘", 에펨코리아 "여성가족부 예산 뜯어내겠네"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반응들을 볼 수 있었다. 커뮤니티 '와이고수'에는 "영상 속 여자가 '유출되면 어떡해'라고 말하는 '작품'을 찾는다"라며 수소문하는 게시글이 있었다.
/사진=커뮤니티 사이트 캡처
/사진=커뮤니티 사이트 캡처
/사진=커뮤니티 사이트 캡처
/사진=커뮤니티 사이트 캡처

회원들은 이밖에도 "역대급 인생야동", "야동 국산 신작품" 등의 표현을 거리낌 없이 사용했다. 일반인들의 성관계 유출 영상을 마치 상업 포르노처럼 취급하는 모습이었다.

/사진=커뮤니티 사이트 캡처
/사진=커뮤니티 사이트 캡처


커뮤니티 '에펨코리아'는 "여성가족부 예산 뜯어낼 것 생겼네", "무고죄도 똑같이 처벌해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디지털 성폭력을 '페미니즘' 이슈와 연관지어 반감을 드러내는 댓글들이 많았다.



◆ 네이버 "리벤지 포르노, 오히려 전화위복일 수도"



/사진=포털 사이트 캡처
/사진=포털 사이트 캡처

포털 사이트 반응은 커뮤니티와는 달리 디지털 성폭력에 대한 비판 여론이 주를 이뤘다.

이를 파악하기 위해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을 살폈다. 지난 10일 수원지법 안산지원 김도형 판사가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기소된 회사원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는 기사였다. 디지털 성폭력 범죄에 대해 집행유예나 벌금형으로 일관하던 기존 법원 태도에 비하면 이례적인 판결이었다.

해당 기사에 댓글을 남긴 누리꾼들은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 댓글을 주로 달았다. 해당 기사 댓글을 작성한 이들 중 34%가 여성이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일부는 여전히 "내가 아는 여자가 당했으면 제일 먼저 확인해야겠다", "유포 영상 보면서 울분을 풀어야겠다", "피해자분에게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등의 받아들이기 어려운 댓글을 달기도 했다.

김건휘
김건휘 topgun@mt.co.kr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김건휘입니다.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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