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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지도 베야만 잠 이뤘던 김창호, 히말라야에서 잠들다

1993년 첫 해외등반으로 히말라야와 인연…신루트 개척 도전나섰다가 불의의 사고

머니투데이 이해진 기자 |입력 : 2018.10.1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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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인 김창호 대장이 히말라야 다울라기리산 구르자히말 원정 도중 산사태에 휘말려 이달 13일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생전 김 대장 모습/사진=뉴시스
산악인 김창호 대장이 히말라야 다울라기리산 구르자히말 원정 도중 산사태에 휘말려 이달 13일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생전 김 대장 모습/사진=뉴시스

고(故) 산악인 김창호 대장(49)은 히말라야에 관한 한 독보적인 탐험가로 통했다. 1988년 대학 산악부로 산에 입문한 김 대장은 1993년 24살 나이에 첫 해외등반으로 대암벽 그레이트 트랑고타워(6284m)를 정복하며 히말라야와 첫 연을 맺었다. 이후 2012년까지 8000m급 13개 봉에 16회 올랐고 2013년에는 히말라야 8000m급 14좌를 무산소로 올랐다. 걸린 시간은 7년 10개월 6일로 세계 최단 기간이었다. 1998년 아웃도어용품 사업으로 잠시 산타기를 멈췄을 때조차 파키스탄 지도를 베야만 잠을 이룰 정도로 히말라야 사랑이 남달랐다.

‘험로주의 등반’을 고집한 김 대장은 히말라야를 오르는 방식도 진취적이었다. 2000년 파키스탄 힌두쿠시를 단독 탐사했고 2005년에는 ‘죽음의 산’이라 불리는 낭가파르바트(8125m) 루팔벽 중앙직등 루트를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올랐다. 자처한 고행길에는 위기도 여러번 따랐다. 2004년 파키스탄 오지 발타르 빙하의 바투라2봉(7762m)탐사 중 총 든 강도를 만나 간신히 목숨을 구했고, 2005년 루팔벽 등정한 뒤 막판 하산할 때에는 환각에 빠져 7700m 지점에서 절벽 아래로 뛰어내리기도 했다. 무거운 배낭과 굶주림에 시달린 몸은 한번 탐사 때 20kg 이상 몸무게나 주는 등 엉망이 되곤 했다. 그럼에도 히말라야가 주는 설렘에 못 이겨 또다시 설산을 올랐다.

김 대장은 생전 언론 인터뷰에서 “지구 상에는 아직도 미지의 산과 빙하들이 많다. 지도상에 표시돼 있지 않은 빙하나 설산을 발견하는 순간은 정말 가슴이 벅차오른다. 거기서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히말라야에 빠져 29년간 치열한 등반활동을 펴왔던 그는 불혹을 넘긴 나이에 결혼과 대학 졸업의 소망을 이루기도 했다.

왼쪽부터 원정에 참가한 임일진 감독, 김창호 대장, 이재훈 씨, 유영직 씨./사진-뉴스1
왼쪽부터 원정에 참가한 임일진 감독, 김창호 대장, 이재훈 씨, 유영직 씨./사진-뉴스1

김 대장은 최근 신루트 개척에 집중했다. 2016년 안나푸르나에 ‘코리안 웨이’를 개척해 이듬해 ‘산악계의 오스카’라 불리는 황금 피켈상 특별상을 받았다. 한국 산악계가 1962년 히말라야에 첫 출정한 이래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산악상을 수상한 것은 그가 최초다. 지난해 5~6월에는 ‘코리안 웨이 인도 원정대’를 꾸려 히말라야 다람수라(6446m)와 팝수라(6451m)에서 새 루트를 개척했다.

지난달에도 또다른 신루트 개척을 준비했다. 지난달 28일 원정대를 꾸려 히말라야 다울라기리 산군의 구르자히말(7193m) 남벽 직등 신루트 개척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히말라야 구르자히말은 네팔 제2의 도시인 포카라의 북서쪽으로 70여km 지점에 자리잡고 있다. 산악인들 사이에서도 험하고 위험한 곳으로 알려진 곳이다. 김 대장은 네팔의 포카라를 경유해 다르방(1070m)~팔레(1810m)~구르자 고개(3257m)~구르자카니 마을(2620m) 등을 거쳐 구르자히말 남면쪽 케야스 콜라(3천500m)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한 뒤 신루트 도전에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 대장이 이끌던 원정대는 지난 12일 갑작스러운 눈 폭풍과 산사태에 휘말리면서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김 대장을 비롯 해 원정대원 유영직(51·장비 담당), 이재훈(24·식량, 의료 담당), 임일진(49·다큐멘터리 감독)씨와 정준모(54) 한국산악회이사 등 5명 전원이 13일 새벽 베이스캠프 근처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주네팔 한국대사관은 14일(현지시간) 구조헬기를 동원 오전 9시 40분쯤 사고 현장에서 김 대장을 비롯한 5명과 네팔인 가이드 4명의 시신을 수습했고, 이날 중 네팔 수도 카트만두로 운구할 계획이다.

이해진
이해진 hjl1210@mt.co.kr

안녕하세요 사회부 사건팀 이해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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