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파트너까지 경쟁자로…셀트리온 '홀로서기' 가속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그래픽=김현정 디자인 기자

셀트리온 (179,700원 ▲1,000 +0.56%)의 유럽 내 최대 유통 파트너사 먼디파마가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뛰어들었다. 당장 양사의 품목이 겹치지는 않는다. 그러나 훗날 경쟁 구도가 만들어질 여지가 생긴 것이어서 업계 관심이 크다.

15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영국계 제약사 먼디파마가 스페인 제약사 신파바이오텍(Cinfa Biotech)을 인수하는 계약을 최근 맺었다. 2013년 셀트리온의 첫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오리지널: 레미케이드)' 유럽 내 유통을 계기로 바이오시밀러와 인연을 맺은 지 5년만이다.

먼디파마는 신파바이오텍의 뉴라스타 바이오시밀러 '펠멕' 허가를 앞두게 됐다. 뉴라스타는 암젠이 개발한 항암치료 부작용인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다. 세계적으로 연간 매출액이 5조원에 이른다.

먼디파마의 바이오시밀러 사업 의지는 강하다. 얼마 전 암젠 출신 필립 바스티드를 영입해 바이오시밀러 사업부 신임 대표로 앉혔다.

먼디파마의 바이오시밀러 사업 진출은 놀라운 얘기가 아니다. 램시마 유통에서 올린 매출이 먼디파마 전사 매출의 25%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에서 노하우를 쌓은 먼디파마로서는 구미가 당기는 사업이다.

마침 셀트리온그룹이 자체 영업력 강화에 나선 것도 또 다른 배경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1차 유통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는 지난해부터 유럽 내 직접 고용 인력을 늘려가며 직판 체제를 만드는 중이다. 현지 유통 파트너사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현지 유통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의약품 가격이 점진적으로 낮아지는 상황에서도 유통사들 마진율을 보장해주는 옛 계약 때문에 실적 하락을 겪고 있다.

먼디파마의 첫 바이오시밀러가 될 펠멕은 셀트리온 포트폴리오와 겹치지 않는다. 당장 둘 사이에 균열이 발생할 일은 없다. 그러나 업체마다 대형 바이오 품목을 위주로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이 불가피해 둘 사이의 경쟁도 필연적이라는 관측이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이 램시마, 트룩시마 등 품목 확대와 더불어 실적 개선을 위해 유럽 내 직판 체제를 마련하면서 유통 파트너들이 이에 대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이 때문에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유럽 내 유통 전략이 더 속도를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유럽 내 영업인력을 계속 늘려가고 있다"며 "직판 역량 확대와 더불어 기존 파트너들과 최대한 성과를 내고 공유하는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