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3년 반만에 각자대표 체제…왜?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사진 왼쪽부터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사진=머니투데이DB

한화생명 (2,855원 ▲30 +1.06%)이 3년반만에 두 명의 대표이사가 이끄는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한화그룹 내 전략기획통으로 꼽히는 여승주 사장을 영입해 신사업 전략으로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한화생명은 지난 12일 현재 대표를 맡고 있는 차남규 부회장과 함께 여 사장을 각자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여 사장은 한화생명 재정팀장, 전략기획실장,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등을 지내며 그룹의 M&A(인수·합병)와 미래 신사업 전략을 이끈 경험이 있다. 2010년 한화생명 상장 당시 실무작업에 참여했고 2014년 삼성그룹의 방산·화확 4개 계열사를 인수할 때도 핵심 실무자로 참여했다. 2016년 한화투자증권 대표 시절에는 부임 1년만에 흑자전환을 이끌었다.

업계에서는 내년 3월 정기이사회 전까지 차 부회장과 여 사장간에 별도 업무 분담 없이 사업 전반을 함께 관장하다 이후 여 사장이 신사업 전략을 집중 총괄하는 방향으로 업무 분장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각자대표의 경우 각 CEO(최고경영자)가 본인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전문 분야를 총괄하기 때문에 책임경영이 가능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것이 강점"이라며 "최고경영층의 의사결정 방식을 분산해 효율화하는 기업문화"라고 말했다.

한화생명 외에 미래에셋생명도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하만덕 부회장이 FC(설계사),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파는 보험상품), GA(법인대리점), 법인영업 등을 포함한 영업을 총괄하고 김재식 부사장은 인사, 기획, 자산운용 등을 포함한 관리를 총괄한다. 하 부회장이 영업에 집중하는 동안 김 부사장이 관리 업무로 지원하는 형식이다.

손해보험사 중에서는 현대해상이 2013년부터 이철영 부회장, 박찬종 사장 각자대표 체제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업계 장수 CEO로 꼽히는 이 부회장이 대외 업무를 비롯한 경영 전체를 총괄하고 박 사장은 경영기획, 인사, 총무, 소비자보호 업무를 맡으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각자대표 체제는 일원화된 의사결정이 이뤄지지는 않지만 각자 전문성을 기반으로 수익성을 강화하고 내실을 다지는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