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들, 유치원 비리 알고도 '뒷짐'…상도유치원 도마(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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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경기도교육감(오른쪽부터)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10.1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15일 국회 교육위원회의 수도권 교육청 국정감사에서는 사립유치원 비리 방기 문제, 서울상도유치원 붕괴참사 문제, 서울시교육청 호화청사 논란 등을 놓고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교사들을 복직시킨 인천시교육청의 결정을 둘러싸고 여야 간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비리 사립유치원 명단을 공개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사립유치원 감사를 진행한 교육청들은 이미 유치원의 회계부정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도 수년간 제도개선을 전혀 하지 않았다"며 "도대체 교육청은 무엇을 한 것인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현재 학부모들의 분노가 사립유치원과 원장들에 쏠려 있지만 앞으로는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은) 교육당국과 교육감에게 분노가 갈 것"이라고 질타했다.

교육감들은 향후 사립유치원 정기감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경기도 교육청 관내 사립유치원이 1000개가 넘어 한계가 분명히 있지만 어쨌든 감사방법을 바꿔서라도 종합적인 감사를 할 수 있도록 개선토록 하겠다"고 답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수도권 교육감들의 모임인 수도권교육감협의회가 있기 때문에 향후 정기 감사계획에 대해 수도권 교육청들이 공동으로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2018.10.1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상도유치원 붕괴 문제도 이번 국감의 집중 타깃이 됐다. 지난달 상도유치원은 인근 다세대주택 공사의 영향으로 붕괴위험에 처해 철거됐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관계당국의 부실대응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상도유치원 붕괴참사 피해가 없었던 것은 서울시교육청이 대응을 잘 한 것이 아니라 천운"이라며 "상도유치원 측이 여러차례 위험을 알렸는데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 등도 잇따라 서울시교육청의 부실대응을 거론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에 대해 "부족한 점이 있었다"며 인정했다.

서울시교육청 호화청사 논란도 거론됐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서울시교육청이 오는 2022년 서울 용산구에 신청사를 올리는데 예산이 1200억원이 넘고 또 제주도에 교사를 위한 연수원도 250억원을 들여 세운다고 한다"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현재 서울시 관내 초·중·고등학교 가운데 교육청(1981년 설립)보다 더 오래된 40년 이상 된 학교가 즐비한 상태"라며 "조희연 교육감은 학교현장을 위한 행정이 아니라 교육청만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조 교육감은 학교에 쓰이는 예산이 중요한지 교육청 청사 건립 예산이 중요한지 잘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1200억원대 청사는 현 시류와도 안 맞고 국민정서와도 안 맞는다"고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이에 대해 "나름대로는 긴축적으로 신청사를 건립한다고 했다"면서도 "지적은 경청토록 하겠다"고 답했다.

여야 간 공방도 벌어졌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전교조 소속 교사들의 복직 문제를 둘러싸고 언쟁이 오갔다.

전희경 의원은 지난 6월 교육감 당선 후 국보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전교조 소속 교사들을 복직시킨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을 향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직위해제됐고 실형을 선고 받은 전교조 소속 교사 4명을 복직시킨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교육감이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학부모들이 안다면 교육감 자리에 계실 수 없을 것"이라며 비판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곧바로 반대 입장을 냈다. 서영교 의원은 "국가보안법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이라며 "제가 전두환정권 시절 국보법 누명 피해자였는데 이후 명예회복이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국가보안법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며 도 교육감의 전교조 소속 교사들의 복직 결정 두둔한 것으로 보인다.

전희경 의원은 이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바로 직전 질의한 질의 내용을 현저히 비틀거나 반론을 제기하는 형태의 질의는 바람직하지 못한 처신"이라고 항의했다.

서영교 의원은 "국보법 피해자로서 국보법이 어느 한쪽 정권의 지배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있다"며 "이런 부분을 제 경험에 빗대 얘기한 것일뿐"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