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외길' 걷던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외도'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메종키츠네가 운영하는 '카페키츠네'의 '여우 쿠키'와 음료 이미지/사진=카페키츠네 공식 인스타그램

그라니트 매장 모습/사진제공=삼성물산 패션부문

장기불황에도 '패션 외길'을 걷던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잇따라 선보이고 뷰티·푸드 브랜드를 유통하는 등 '패션 외 사업'에 뛰어들었다. 소비자에게 다양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실적 개선을 위해서다.

1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19일부터 프랑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메종키츠네' 사업을 전개한다.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매장과 카페를 열어 옷과 액세서리, 커피·쿠키 등을 판매한다. 현재 임시로 문을 연 상태지만 브랜드를 상징하는 여우 모양 쿠키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화제다.

이에 앞서 스웨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그라니트'를 론칭, 인테리어 소품을 취급하는 홈퍼니싱 시장에 진출했다. 이달 들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2개를 선보인 것인데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패션 외 브랜드를 취급하는 건 그라니트가 처음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최근 판권을 따낸 스포츠 브랜드 '브룩스러닝'처럼 그동안 패션의 범주 안에서만 사업을 벌여왔다.

사업 다각화 움직임은 온라인 쇼핑몰로도 이어졌다. 공식 온라인몰 'SSF샵'은 원래 빈폴, 구호, 갤럭시 등 자사 브랜드만 판매하는 '자사몰' 개념이었으나 '종합 플랫폼'으로 탈바꿈했다. 드레·앤더슨벨 등 패션뿐 아니라 바이레도·딸고 등 뷰티, 렉슨·밴도 등 인테리어, 앙트레 등 푸드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구찌, 프라다 등 해외 고가 브랜드 제품도 취급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사업영역을 넓혀 더 많은 소비자를 만나고 실적을 개선할 방침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14년 5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89억원, 452억원의 적자를 냈다. 브랜드 효율화 작업을 진행한 결과 지난해 327억원의 이익을 올려 다시 흑자로 돌아섰다.

온라인 시장을 강화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SSF샵의 경우 지난달 말 기준 매출 비중이 전체의 12~13%인데 이를 20~30%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SSF샵은 최근 매출과 고객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5%, 44% 증가하는 등 성장세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고객에게 신뢰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쇼핑경험을 제공하고 중소기업, 신진 디자이너와 상생하려는 이유로 여러 브랜드를 유입시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