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KKR과 파트너십…지배구조 안정 고심

신한금융그룹이 최근 글로벌 PEF(사모펀드) 운용사인 KKR(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과 파트너십을 맺은 것은 안정적 지배구조 구축의 필요성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분율이 하락한 전략적 투자자(SI)인 BNP파리바를 KKR로 대체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신한금융 발전을 이끌었던 재일교포 주주그룹을 보완해 지배구조 안정화를 꾀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의 주요 주주는 올 상반기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9.55%), 블랙록(6.13%), 우리사주조합(4.71%), 전략적 투자자(SI)인 BNP파리바(3.55%) 등이다.


신한금융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최근 신한금융이 글로벌 PEF(사모펀드) 운용사인 KKR과 파트너십을 맺은 것을 두고 중장기적으로 현재 SI인 BNP파리바를 대체할 후보라는 시각이 있다"며 "지배구조 안정화를 위한 신한금융의 고민이 담겨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지난달 21일 KKR과 자본시장 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금융권에선 신한금융이 인수를 결정한 오렌지라이프 지분(59.15%) 일부를 KKR이 매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KKR은 신한금융의 경영권(50%)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인 최대 9% 수준의 지분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KKR은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후 보유 지분을 신한금융 주식으로 교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날 기준 오렌지라이프 (27,500원 ▲300 +1.1%) 종가(3만1700원)와 신한지주 (43,300원 ▼600 -1.37%) 종가(4만3200원)를 고려하면 지분교환비율은 약 1대 0.7이다. 오렌지라이프 주식 1.4주가 신한금융 주식 1주로 바뀌게 된다는 뜻이다. KKR이 오렌지라이프 지분을 최대 9% 매수해 신한금융 주식과 교환하면 6.4%의 지분율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현재 신한금융의 SI인 BNP파리바(3.55%)의 지분율보다 높은 것이다.


BNP파리바는 신한금융 지분율을 2006년 최대 9.38%에서 현재 3.55%로 꾸준히 줄여왔다. 신한금융은 BNP파리바가 최소 3.5% 이상의 지분율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SI로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BNP파리바는 관계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지분만 보유한 셈이다.

신한금융 내부에선 "KKR이 SI로서 BNP파리바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에대해 신한금융은 신중한 입장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KKR의 오렌지라이프 지분 인수나 추후 주식교환 등에 대해 결정된 내용이 없다"며 "현재는 글로벌 네트워크 및 운용능력을 갖춘 KKR과 전략적 협약을 통해 해외투자 등 투자은행(IB) 활동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BNP파리바의 이탈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분 감소는 주가 상승에 따른 BNP파리바의 수익 실현일 뿐"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