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마크롱 '파격환대' 받고 로마로…"北-교황청 교류 활성화"

【파리(프랑스)=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빈만찬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내외와 함께 참석하고 있다. 2018.10.16.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파격적 환대를 뒤로 하고 유럽 순방 두 번째 목적지인 이탈리아 로마로 향했다. 이번 순방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만남을 앞두고 '교황청과 북한 간 교류'라는 화두를 선제적으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교황청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L’Osservatore Romano) 특별 기고문을 통해 "남북의 진정한 화해와 협력, 항구적 평화는 정치와 제도가 만들어낸 변화 이상이 필요하다. 단지 경제적 이익을 나누는 것만이 아니라 서로가 형제처럼 아끼는 마음이 필요하다"며 "교황청과 북한의 교류도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오는 18일 프란치스코 교황을 바티칸 교황청에서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초청 의사를 전할 예정이다. 기고문은 교황의 방북을 지지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그에 앞서 17일 바티칸 성베드로성당에서 진행되는 '한반도 평화 미사'에도 참석한다. 이미 유럽행 비행기를 통해 영화 '프란치스코'를 보며 바티칸행에 힘을 줬던 문 대통령이다.

문 대통령은 "남·북한은 군사적 대결을 끝내기로 결정했다. 미국과 북한도 70년의 적대를 끝내고 마주 앉았다"며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더 이상 하지 않게 되었고 한미 양국도 대규모 연합훈련을 중단했다. 만남과 대화가 이룬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와 우리 국민은 '모든 갈등에 있어 대화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교황 성하의 말을 마음에 깊이 새긴다"며 "분단과 대결을 평화를 통해 번영으로 부활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2박3일 간 프랑스 국빈 방문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의 파격적인 의전이 눈길을 끌었다.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15일 오후 11시30분(현지시간)까지 이어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의 국빈만찬 직후 문 대통령이 "해외 순방과정에서 이제껏 받아보지 못한 환대를 받았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날 문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이 함께 보낸 시간은 무려 5시간에 달했다.

만찬 시간이 길어진 것은 우선 양 정상 간 '불꽃 토론'이 있었기 때문이다. 두 정상은 포용적 성장, 부의 대물림, 공정경쟁, 국가의 역할, 남북·한일·북중미 관계등 많은 현안을 놓고 약 1시간30분 동안 집중 토론을 했다는 후문이다.

두 번째는 이유는 마크롱 대통령이 리드한 '돌발 심야 엘리제궁 투어'였다. 양국 의전장들의 건의로 오후 11시쯤 만찬이 끝났을 때, 마크롱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의 팔짱을 끼고 엘리제궁 관저로 문 대통령 내외를 이끌었다. 밤 늦은 시간에 정원, 응접실, 서재 등 사적 공간을 공개한것이다. 나폴레옹 1세가 영국과 프로이센 연합군에게 서명한 항복 문서가 있는 '나폴레옹 방'도 개방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마크롱 대통령은 외국순방 기간 한국관련 자료를 비행기 속에서도 챙겼다고 한다. 한국 대사관에 자료를 달라는 독촉도 이어졌다고 한다"며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2년 만에 국빈방문을 접수한 것도, 취임 후 프랑스를 첫 방문 하는 외국 정상을 국빈으로 맞은 것도 이례적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만찬에 앞서서는 김정숙 여사가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와 함께 파리 루브르 박물관을 방문해 '모나리자' 등 소장 문화재를 둘러봤다. 복원작업에 우리나라 전주 한지를 활용한 '막시밀리안 2세의 책상'도 관람 대상이었다. 김 여사는 이날 일정에서 프랑스를 대표하는 브랜드 '샤넬'의 재킷을 입었다. 이 재킷에는 '한국', '서울', '샤넬', '코코', '마드모아젤' 등의 단어가 한글로 새겨져 있었다. 김 여사는 "한국과 프랑스가 함께할 수 있는 미래와 현재가 무엇인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파리(프랑스)=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가 15일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막시밀리앙 2세의 책상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2018.10.15.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