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마크롱, 비핵화 불꽃토론부터 역대급 환대까지

【파리(프랑스)=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빈만찬 후 마크롱 대통령의 안내로 엘리제궁 관저로 향하고 있다. 2018.10.16. (사진=청와대 제공)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의례적인 대화를 걷어내고 만나자마자 비핵화에 대한 토론으로 직행했다. 또 마크롱 대통령 부부는 문 대통령이 "해외 순방과정에서 이제껏 받아보지 못한 환대를 받았다"고 말할 정도 따뜻하고 각별한 환영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두 정상의 대화는 직접적이고 진지했다. 문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엘리제궁에 도착, 마크롱 대통령의 영접을 받았다. 가볍게 친교 환담부터 시작했다. 실내 회담장이 아니라 정원 테라스에서 대화를 나눈 것이었다. 그러나 사실상 단독회담이 됐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두 정상은 인삿말을 제외하고 시종일관 비핵화를 주제로 깊은 대화를 나눴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한 매우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토론은 만찬에도 이어졌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만찬이 시작되자마자 두 정상은 포용적 성장, 부의 대물림, 공정경쟁, 국가의 역할, 남북·한일·북중미 관계등 많은 현안을 놓고 깊이있는 대화를 계속했다"며 "문 대통령 우측엔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가, 마크롱 대통령 왼편엔 김정숙 여사가 앉았지만 두 정상은 1시간30분 이상 서로와의 대화에만 집중했다"고 전했다.

【파리(프랑스)=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환영사를 듣고 있다. 2018.10.16.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날 문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이 함께 보낸 시간은 5시간에 달했다. 국빈만찬이 당초 계획(오후 10시)을 훨씬 넘겨서 오후 11시마저 지나 끝났다. 이렇게 만찬 시간이 길어진 이유가 양 정상 간 '불꽃 토론'이다. 문 대통령이 지금까지 해온 외국정상과의 만찬 중 가장 늦은 시간까지 만남이었다. 만찬이 오후 11시를 넘기자 한국-프랑스 양국 의전장들이 연신 시계를 들여다보며 초조한 모습을 보였고, 결국 만찬 종료를 건의한 끝에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만찬은 끝났지만 마크롱 대통령이 리드한 '심야 엘리제궁 투어'가 이어졌다. 양국 의전장들의 건의로 만찬이 끝났을 때, 마크롱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의 팔짱을 끼고 엘리제궁 관저로 문 대통령 내외를 이끌었다. 밤 늦은 시간에 정원, 응접실, 서재 등 사적 공간을 공개한 것이다.


나폴레옹 1세가 영국과 프로이센 연합군에게 서명한 항복 문서가 있는 '나폴레옹 방'도 개방했다. 프랑스의 지도자의 영욕이 교차한 공간이다. 샤를 드골 대통령이 자신의 지역개편안이 국민투표에서 부결된 뒤 사임을 결정한 곳이기도 하다.


브리지트 여사는 "나와 남편은 이 방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고 농담을 했다. 문 대통령 내외도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파리(프랑스)=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빈만찬 후 마크롱 대통령의 안내로 나폴레옹 방을 둘러보고 있다. 이 방에는 1815년 워털루 전쟁에서 패한 나폴레옹 1세가 영국과 프로이센 연합군에게 서명한 항복문서가 보존되어 있다. 2018.10.16. (사진=청와대 제공)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한편 프랑스는 매우 세심하게 한국 관련 각 분야 인사들을 국빈만찬에 초대했다. 이우환 화백, 안은미 무용가, 지휘자 정명훈씨의 부인과 아들, 불어를 외국어과목으로 가르치고 있는 광주의 대광여고 교사와 여고생들, 민간교류단체인 한·불 클럽 회원이 초대됐다. 판소리를 배우는 프랑스인, 입양인 출신 프랑스의 전직 장관 두 명, 프랑스에서 뛰는 한국 축구선수도 프랑스 정부가 초대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마크롱 대통령은 외국순방 기간 한국관련 자료를 비행기 속에서도 챙겼다고 한다. 한국 대사관에 자료를 달라는 독촉도 이어졌다고 한다"며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2년 만에 국빈방문을 접수한 것도, 취임 후 프랑스를 첫 방문 하는 외국 정상을 국빈으로 맞은 것도 이례적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만찬에 앞서서는 김정숙 여사가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와 함께 파리 루브르 박물관을 방문해 '모나리자' 등 소장 문화재를 둘러봤다. 복원작업에 우리나라 전주 한지를 활용한 '막시밀리안 2세의 책상'도 관람했다. 김 여사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브랜드 '샤넬'의 재킷을 입었다. 이 재킷에는 '한국', '서울', '샤넬', '코코', '마드모아젤' 등의 단어가 한글로 새겨져 있었다. 김 여사는 "한국과 프랑스가 함께할 수 있는 미래와 현재가 무엇인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파리(프랑스)=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가 15일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모나리자 그림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2018.10.15.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