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펀드매니저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제전망 가장 비관적"

/사진=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의 세계 경제 전망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에 가장 비관적으로 돌아섰다. 이들은 세계 경제가 둔화할 것이라고 예측하며 현금 보유 비중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 발표한 10월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펀드매니저의 38%가 세계 경기 둔화를 전망했다. 2008년 11월 조사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또 전체 응답자의 85%가 현재 글로벌 경제가 경기 확장 후반부에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펀드매니저 17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응답자의 총 운용자산은 6460억달러(약 726조원)에 달한다.

무역전쟁은 3개월 연속 가장 큰 '꼬리위험'(tail risk·발생할 가능성은 낮지만 실현되면 자산가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 요소)으로 꼽혔다. 응답 비중은 35%였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 긴축 정책 강화 기조를 지목한 응답자는 31%로 직전 조사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들은 긴축 정책으로 인해 S&P(스탠다드앤드푸어스)500 지수가 최소 2500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경제 둔화(16%)도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펀드매니저들은 주식 대신 현금 보유량을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글로벌 주식의 22%에 대해 '비중확대'(overweight)를 견지했는데, 이는 근래 최저 기록인 19%에 근접한 수준이다. 반면 현금 보유 비중은 5.1%로 늘려 10년간 평균인 4.5%를 상회했다.


이들은 또 미국과 유럽 대신 일본 주식 보유 비중이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펀드매니저들의 일본 주식 비중은 18%로 1위를 차지했다. 미 주식 보유 비중은 4%로 직전 조사 대비 17%포인트 급락했다. 유럽 주식 보유 감소 추세도 계속돼 2016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비중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들은 아직 주식에서 채권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응답자는 미국 국채수익률이 3.7%에 도달할 때까지 주식 투자를 대체하지 못 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9일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3.25%를 돌파하며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매수가 몰리면서 현재 3.1%까지 떨어졌다.


마이클 하트넷 BoAML 수석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은 글로벌 경제 전망에 있어서는 비관적이지만, 위험 자산의 단기 반등(역발상 매수 신호)을 보여줄 만큼 충분히 비관적이진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