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1차 교통정리…13조 퍼부을 양대사업은

한화 (26,100원 ▼150 -0.57%)그룹이 태양광·방산 사업 1차 교통정리를 마쳤다. 복잡한 지분구조를 단순화한 동시에 중첩된 사업 영역을 재조정해 의사 결정 속도와 사업별 전문성을 끌어올린 것이다. 이를 통해 2023년까지 총 13조 원이 투입될 태양광·방산 사업의 투자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한화케미칼의 자회사인 한화솔라홀딩스가 태양광 계열사 한화큐셀을 흡수합병하기로 지난 15일 결정했다.

현재 한화케미칼은 한화솔라홀딩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화솔라홀딩스는 한화큐셀 지분 94%를 들고 있다. 한화큐셀의 나머지 지분 6%는 미국 나스닥에서 유통되는데, 추후 한화솔라홀딩스·한화큐셀 합병법인은 해당 지분을 매수해 한화케미칼과 합병법인은 완전 모회사와 완전 자회사 관계가 된다.

한화는 한화큐셀의 나스닥 상장 필요성이 사라져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보호무역 강화에 따라 외국계 태양광 기업에 대한 현지 투자심리가 위축돼서다. 한화큐셀 외에도 태양광 기업 트리나솔라, AJ솔라도 상장폐지 됐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이유 외에도 한화의 태양광 사업 재편 추진에 따라 합병이 결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업체를 합병해 한화케미칼 바로 밑 자회사로 둬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최근 한화첨단소재가 한화큐셀코리아를 흡수합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화종합화학(지분율 50.2%), ㈜한화(20.4%), 에이치솔루션(10%) 등으로 지분이 나뉜 한화큐셀코리아를 한화첨단소재로 흡수합병시키고 한화케미칼 밑에 합병 법인을 100% 자회사로 두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에 따라 한화의 태양광 사업은 한화솔라홀딩스·한화큐셀 합병법인(해외 판매 및 생산), 한화첨단소재·한화큐셀코리아 합병법인(고품질 생산)으로 재편됐고, 두 합병법인 모두 한화케미칼 자회사로 편성됐다.

방산 사업은 그룹 최상위 지배회사 ㈜한화의 자체 사업구조 재편으로 일단락된 모습이다. ㈜한화는 자체사업으로 따로 운영하던 화약과 방산 부문을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사업 유사성이 높은 둘을 통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한화 밖 방산 계열사들 간에도 구조재편이 진행됐다. 한화테크윈에서 전투용 차량 개발 부문을 분할해 '한화지상방산'으로 둔 뒤 한화테크윈의 사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34,000원 ▲8,000 +3.54%)로 바꿔 사실상의 방산업 중간 지주사로 만든 것이 지난 1년간 방산계열에서 진행된 구조 재편이다.

이 같은 태양광·방산 교통정리는 추후 대규모 투자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다. 그룹은 지난 8월 총 22조원이 집행될 투자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13조원이 태양광(9조원)과 방산(4조원)에 투입된다. 재계에서는 사업구조 재편이 속도를 낸 만큼 해당 부문에 대한 구체적 투자 계획이 곧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한화 방산사업 부문 분리 등 한화는 중장기적으로 태양광·방산 사업의 2차 교통정리에도 나설 것"이라며 "이는 그룹 지주사체제 전환 및 승계구도 마련 등과 함께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