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확 달라진 부산 벤처시장 "돈·사람 몰린다"

“2년 만에 벤처시장 분위기가 확 달라졌습니다. 이전에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이 투자를 받으려면 서울로 올라가야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서울에 있는 벤처캐피탈(VC)들이 부산에 내려와 투자를 타진할 정도입니다.” 부산지역 벤처생태계가 꿈틀거리고 있다. 창업이 늘자 자금이 몰리고, 자금이 몰리자 창업이 더욱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창업 인프라 갖춘 부산 '벤처붐'=부산은 수도권 외 지역 중 창업이 가장 활발한 곳으로 꼽힌다. 교육부터 투자까지 창업인프라가 잘 갖춰졌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벤처기업부와 부산광역시가 2016년 4월 민간투자 주도형 기술창업지원사업(TIPS)을 펼치는 ‘센탑’(센텀기술창업타운·CENTAP)을 조성한 것이 지역 벤처생태계의 분수령이 됐다.

센탑 조성 이전 부산에서 활동하는 VC는 6곳에 그쳤으나 9월말 현재 15곳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9곳은 서울지역 VC가 만든 부산지사다. 부산 벤처시장이 활성화되자 아예 부산에 둥지를 트고 투자처 물색에 나선 것이다. 실제 VC의 투자도 급증했다. 2년여 만에 투자를 받은 업체는 124개사, 투자액은 747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창업벤처 보육기관인 액셀러레이터도 1곳에서 13곳으로 급증하며 지역 스타트업 배출과 투자유치의 불쏘시개 역할을 톡톡히 한다. 중기부가 2016년 11월 액셀러레이터 등록제를 도입한 것이 촉매가 됐다. 현지 액셀러레이터 한 관계자는 “액셀러레이터 등록제가 창업 초기투자의 기틀을 잡았다”고 며 “부산 벤처생태계 형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부산지역 벤처생태계가 활기를 띠는 것은 정부와 지자체가 지속적으로 창업인프라를 지원하고 민간이 유망 스타트업 발굴·육성에 적극 나선 결과라고 현지 벤처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민관이 협력해 민간 주도 벤처시장을 만들면서 창업-투자-성장-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벤처생태계가 자리잡았다는 설명이다.


◇창업 열기에 지역경제도 숨통=달아오른 창업열기는 조선업 침체로 위축된 지역경제에도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창업이 늘면서 신규 일자리도 증가하는 것. 실제 중기부에 따르면 부산지역 벤처기업 수는 2016년 2186개사에서 지난달 2303개사로 117개사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엔젤투자자도 508명에서 742명으로 급증했다.

신성일 무스마 대표는 “갈매기SW창업사관학교를 통해 창업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해소는 물론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며 “창업 파트너 및 직원 채용에도 도움을 받아 1인기업에서 10여명의 벤처로 빨리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6년 8월 창업한 무스마는 IoT(사물인터넷) 기반 산업재해 안전솔루션 업체로 현대건설,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대기업들이 고객사다.

부산지역 대표 액셀러레이터 중 하나인 스마트파머는 현재 73개 스타트업을 육성 중이다. 올해 부산 대표 창업기업(브라이트클럽)으로 선정된 무스마, 플리즈 등이 스마트파머가 배출한 대표 스타트업들이다.

2015년 시니어 기술창업스쿨 지원사업과 중장년 창·취업 아카데미사업에 선정되면서 본격적인 액셀러레이터 역할을 하게 된 스마트파머는 이후 3년 연속 창업사관학교를 맡은 것은 물론 학생 창업을 돕는 부산대 PNU 매쉬업존과 청년창조발전소 꿈터플러스도 위탁운영한다. 스마트파머는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사무국 운영과 부산지사를 겸한다. 이주홍 스마트파머 대표는 협회 사무총장이자 부산지사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