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음악'만 듣는 AI 서비스 그만…내가 만드는 AI 시대 온다

‘누구 디벨로퍼스’ 웹사이트에서 직접 ‘누구 플레이’ 제작을 시연하는 모습/사진제공=SKT

코딩을 몰라도 필요한 인공지능(AI) 서비스와 콘텐츠를 직접 개발, 서비스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AI 서비스를 거래할 수 있는 AI 마켓도 생긴다. 서비스·콘텐츠·기기 산업 전방위적으로 우군을 확보하기 위한 AI 플랫폼 기업들의 생태계 확장 경쟁이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SKT, 누구나 '누구' 서비스 만든다…서비스 마켓도 내년 오픈= SK텔레콤 (51,100원 ▲200 +0.39%)은 17일 서울 을지로 삼화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누구나 간편하게 AI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웹사이트 '누구 디벨로퍼스'를 오는 24일 오픈한다고 밝혔다.


코딩을 몰라도 필요한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손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게 누구 디벨로퍼스의 가장 큰 장점. 가령, 기존에 AI 서비스에서는 '오늘 날씨가 어때'라는 음성 명령과 '비가 옵니다'라는 응답을 구현해 내려면 이에 대한 프로그램 언어를 알아야 했다. 그러나 누구 디벨로퍼스에는 이 같은 질문과 대답을 할 수 있는 기본 형식과 규격이 내장돼 있다. 개발 도구 역시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 기반이다. 마우스와 키보드 조작만으로 쉽게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


누구 디벨로퍼스는 외부 개발자들이 직접 AI 서비스를 제작할 수 있는 '누구 플레이 키트(NUGU Play Kit)'와 기기 관리를 위한 '누구 비즈(NUGU Biz)'로 구성된다. 이를 통해 개발된 서비스들은 앞으로 '플레이(Play)'라고 불리게 된다.


SK텔레콤은 우선 올해 연말까지 다수 제휴사와 손잡고 다양한 '누구 플레이'를 선보인 뒤 내년 상반기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AI 서비스와 콘텐츠를 거래할 수 있는 AI 전용 서비스 마켓(가칭 플레이 그라운드)도 오픈할 계획이다. 유해 서비스·금칙어 포함 여부·발화 테스트 등 SK텔레콤의 심사 과정을 거치면 마켓에 서비스를 등록할 수 있다.



'누구 플레이'는 기업 내부 직원이나 고객 등 특정 사용자 그룹 또는 전용 기기별 서비스 개발이 가능해 기업용 서비스로 인기를 끌 전망이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1인 개발자들도 다수 출현할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했다.

장유성 SK텔레콤 서비스 플랫폼 사업단장은 "국내 AI 생태계 확산을 위해 '누구' 오픈 플랫폼을 개방했다"며 "앞으로도 SDK를 공개하고 개발자들의 피드백을 적극 반영하는 등 지속적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I 플랫폼 개방은 세계적 흐름…"부족한 AI 콘텐츠 채운다"= AI 오픈 플랫폼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인 흐름이다. 아마존은 AI 플랫폼 '알렉사'를 서비스 초창기부터 개방해왔다. 180여개 국에서 5만개가 넘는 '스킬’(Skill: 에코가 할 수 있는 서비스)'이 개발됐다.


국내 시장에서도 생태계 확장 경쟁이 시작됐다. 네이버가 이미 누구나 간편하게 AI 챗봇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클로바 챗봇 빌더'를 공개한 데 이어 카카오도 오는 12월 AI플랫폼 '카카오아이' 기반의 개발자 사이트를 오픈할 예정이다.


KT (34,650원 ▲100 +0.29%)는 협력사들을 상대로 자사 AI 플랫폼 '기가지니'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공개한데 이어 외부 개발자들이 직접 AI 스피커를 만들 수 있는 교구 'AI메이커스 키트'도 내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AI 서비스라고 하면 날짜나 음악 듣기 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며 "플랫폼을 개방하고 다양한 외부 아이디어들이 결합될 경우 AI 서비스가 크게 활성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